기업승계 83

110년 가족회사가 노동자 소유로, “혈통보다 정신이 중요”

110년 가족회사가 노동자 소유로, “혈통보다 정신이 중요” 오늘 소개해드릴 회사는 멀리 웨일스(영국 남서부)에 있는데다, 110년이나 된 역사치고는 규모가 작습니다. 모직 제품을 생산하는 노동자들은 불과 42명입니다. 시골의 외딴 숲, 깊은 계곡에 위치한 공장은 작고 하얗습니다. 마을 주민들이 양털실을 뽑으려고 17세기에 설치했다는 물레방아도 남아 있죠^^; 언뜻 보잘것없어 가족회사이지만 마음까지 울리는 회사입니다(멘트에 심쿵^^). 멜린 트레그윈트(Melin Tregwynt)는 1912년 웨일스에서 설립되었습니다. 1·2차 세계대전, 불경기를 거치는 동안에도 멜린 사의 방직공들은 품질과 디자인에서 우수한 양모 제품을 만들었습니다. 아, 트레그윈트는 지역 가문의 이름인 듯한데, 멜린 사와는 직접적인 관..

전체 직원에 자사주 쏘는 당근마켓, 정부도 ‘당근’을 주세요

전체 직원에 자사주 쏘는 당근마켓, 정부도 ‘당근’을 주세요 지역생활 커뮤니티 플랫폼인 당근마켓은 김재현·김용현 공동대표가 보유한 150억 원 상당의 주식을 전체 임직원에게 무상 증여한다고 지난 9일 밝혔습니다. 재직기간에 따라 차등 적용되지만 1인당 평균 자사주 가치는 5000만원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에게도 일정한 보상금이 지급될 예정입니다. 두 공동대표는 “7년간 성장을 함께 일군 구성원 모두가 진정한 주주가 되어 앞으로 다가올 혁신과 성장의 주축이 되기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자사주 증여가 당근마켓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특히 미국에서는 종업원 소유권이 노동자와 회사 모두에게 좋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그중 미국의 여론조사기관인 존 조그비(John Zogby St..

경제민주 이슈 2022.05.19

캐나다 정부, “노동자 소유권에 법적 지원할 것”

캐나다 정부, “노동자 소유권에 법적 지원할 것” 지난 4월 캐나다 연방정부는 ‘2022년 예산’을 발표하며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Employee Ownership Trust: EOT) 제도화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아직 불충분하나마 캐나다도 정부와 정치권 차원에서 노동자 소유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에 들어가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종의 종업원 지주제인 EOT는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합니다. 미국에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 즉 ESOP(이솝)이 있죠. 2014년부터 영국은 EOT를 제도화했는데, 그 뒤 10년도 되지 않아 노동자 소유기업이 800여 개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EOT나 ESOP은 대부분 우리사주와 달리 노동자 대신 회사가 자금을 부담합니다. 아주 큰 장점이죠. 더구나 지분을..

경제민주 이슈 2022.05.16

80년·100년 장수기업들, “종업원 소유로 바꿉니다”

80년·100년 장수기업들, “종업원 소유로 바꿉니다” “우리 회사가 설립 100주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100% 종업원 소유기업도 되었어요. 올 한 해는 지난 역사에 대한 감사와 미래에 대한 기대로 가득합니다. 지난 100년 동안 우리를 믿어주신 여러분께 사의를 표합니다. 한 세기 더 가봅시다!” 1922년 보스턴 지역에 설립된 랜드리 바이클(Landry's Bicycles)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 운영되는 자전거 판매 체인 중 하나랍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이 회사는 자전거 판매상 협회가 선정하는 ‘미국 최고의 자전거 점포’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죠. 원래 가족 기업이었지만 2010년부터는 노동자들에게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했습니다. 2022년 1월부로 100세를 맞이한 장수기업 랜..

“미국 기업주들, 직원들에게 회사 물려줘도 좋대요”

“미국 기업주들, 직원들에게 회사 물려줘도 좋대요” 미국에선 연방 중소기업청(SBA)이 우리나라의 중소벤처기업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SBA 산하에는 중소기업 개발센터(SBDC)라는 기관이 관련 지원 업무를 담당하죠. SBDC는 미국 전역에 1000여 개가 존재하며 중소기업 자본 조달, 인적자원, 마케팅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지원하는 정부 기관입니다. 2018년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노스코스트 SBDC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는 위기의식을 느꼈습니다. 유망한 사업 개시, 새로운 일자리 창출, 신규 자본 투입 실적이 거의 없었죠. 더구나 지역 내 많은 기업주가 은퇴에 가까워지고 있었는데, 승계 계획이 마땅치 않아 많은 회사가 폐업 위기에 몰렸습니다. 미국에는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

경제민주 이슈 2022.04.25

127년 된 굴뚝 기업 “노동자 소유, 최고 상속 전략”

127년 된 굴뚝 기업 “노동자 소유, 최고 상속 전략” ‘굴뚝 기업’은 첨단 기술기업에 대비해 전통 제조업체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소개해드리는 회사는 진짜 굴뚝, 즉 산업용 굴뚝을 비롯해 각종 인프라 설비 제품을 만들어 팝니다. 까마득한 19세기에 설립된 진짜 굴뚝 기업이 ‘모두가 승리하는 상속 방안’으로 종업원 소유권을 도입했다니, 대체 무슨 일일까요. 1895년 독일 이민자 형제가 작은 금속 상점을 열며 출발했습니다. 현재 127세인 세블러(Shebler. Co)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 된 회사로 약 200명의 노동자가 산업용 굴뚝 및 난방·설비, 식품제조 장비 등을 만들죠. 가족기업으로 출발해 여러 주주가 회사를 소유했습니다. 2020년대에 들어오자 소유주들은 승계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

미 경영대학원&켈로그재단 “노동자 소유권 지원한다”

미 경영대학원&켈로그재단 “노동자 소유권 지원한다” 미국에서 110만 개 이상의 사업체는 유색인종이 소유하고 있습니다. 이중 절반의 소유주는 은퇴할 때가 되었지만 가업승계 혹은 기업 상속 계획을 세운 곳은 3분의 1 정도랍니다 (백인 소유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런 ‘실버(Silver) 쓰나미’의 영향으로 수백만 개의 일자리가 위험에 처한 상태죠. 뉴저지에 있는 럿거스대 노동경영대학원은 켈로그재단의 후원을 받아 (네, 모기업이 그 호랑이 힘^^) 기업주가 은퇴 예정인 유색인 기업을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하는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럿거스대는 노동자 소유권에 관심을 두고 많은 연구와 사회 활동에 공헌하고 있죠. 관련 보도자료 바로가기 주요하게는 폐업 위기에 처한 일반 회사를 우..

<포춘>지, 93세의 종업원 소유기업 CEO를 만나다

지, 93세의 종업원 소유기업 CEO를 만나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지 이 최근 한 기업인을 만났습니다. 연세가 무려 93세나 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습니다. 이 만난 93세의 할아버지 CEO는 노동자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창업자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기사 바로가기 1978년 밥 무어 씨는 미국 오리건 주에서 통곡물 식품 제조업체인 밥의 레드밀(Bob's Red Mill)을 만듭니다. 20명으로 출발한 노동자의 수는 40명으로, 그 뒤에도 계속해서 늘어났죠. 1983년경 밥 무어 창업자 겸 CEO는 이른바 ‘이윤 공유제’를 실시합니다. “모든 종업원의 근속 연수와 임금 수준을 따져 이익 분배를 시작했어요. 매월 별도의 수표를 발행해 회사 이익의 일부를 제공했습니다. 회사 이익이 늘..

영국 로펌들이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바뀐다고?

영국 로펌들이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바뀐다고? “성장 규모를 고려한 우리 이사진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종업원 소유의 사업체가 되고 이사회의 폭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 로펌은 미래를 대비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초에 고용 변호사 20명, 일반 직원 230명을 거느린 영국 로펌 아이슨 해리슨(Ison Harrison)은 100% 노동자 소유기업이 되었습니다. 종업원 지주제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소유권 신탁(EOT)을 도입한 결과죠. 참고로 미국에도 유사한 제도로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가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 법률회사가 최근 영국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소유주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

영국 회사 간부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몇 달 지내보니···”

영국 회사 간부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몇 달 지내보니···” “그래픽 디자이너로서 우리는 매일매일 고객을 위해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최근 회사는 새로운 문제에 직면했어요. 창업자가 한 발짝 물러서려고 할 때 어떻게 회사의 미래를 (창의적으로) 보장해야 합니까.” 1988년 영국에서 설립된 디자인 회사 스톡 테일러 벤슨(STB)은 공동 창업자이자 유일한 소유주가 회사의 운명을 고민하면서 전환점을 맞았습니다. 더 큰 회사에 매각할 수도 있었지만 사업의 독립 유지가 문제였죠. STB 임원의 한 명인 그렉 졸리 전무이사의 증언을 들어봅니다. 원 소유주인 글렌 테일러 대표이사는 고심 끝에 90%의 지분을 회사 종업원들에게 매각하기로 했습니다. 영국에는 일종의 종업원 지주제로서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