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T 96

“자식도 물려받지 않는 내 회사, 어떻게 할까요”

“자식도 물려받지 않는 내 회사, 어떻게 할까요” 세계적으로 고령화가 진행되다 보니 각국에서 기업주 은퇴와 맞물려 승계 문제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대기업이야 어려울 게 없지만 규모가 작은 회사는 자녀들도 잘 물려받지 않는 경우가 있죠. 70대 중소기업 창업자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1973년 서핑에 흠뻑 취한 마이크 스티븐스 씨는 영국 리버풀에서 다니던 좋은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패기만만한 20대 청년은 웨일즈의 해안도시로 이주해 서핑 숍을 차렸어요. 스티븐스 씨는 대도시에서 유행하던 스케이트보드를 지역에 최초로 판매한 인물이기도 하다는데(50년 전^^;) 당시 증언을 들어볼까요. “여름 시즌을 맞아서 저는 대도시의 잘나가는 직장을 그만뒀어요. 해안도시로 가서 웨이터로 일하며 서핑을 즐기고 싶을 뿐이..

보안업체의 ‘노동자 소유주’ 경비원들은 뭐가 다를까

보안업체의 ‘노동자 소유주’ 경비원들은 뭐가 다를까 서비스업인 보안이나 경비 업무는 사고 방지와 안전 보장에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우수한 장비와 더불어 ‘사람’ 역시 중요할 텐데 어떻게 인재를 확보할까요. 아뮬렛 시큐리티(Amulet Security)라는 영국 보안회사의 키어런 맥키 전무이사가 말합니다. “코로나 위기가 끝난 뒤 보안 서비스의 수요는 급증했지만 인력 공급은 턱없이 부족했어요. 우리는 경영진들의 감사 표명, 객관 평가 강화, 즉석 보상 등 직원에 대한 인정 및 보상 강화에 노력합니다. 고객이 직원 개개인을 칭찬하면 관리자가 직접 찾아가서 상품권과 카드를 전달하죠.” 괜찮은 방안이지만 ‘이게 다야?’ 싶을 즈음, 비장의 카드가 나옵니다. “2023년에 우리 회사는 EOT, 즉 종업원..

상속세 완화? 직원들에게 회사 넘긴 회계법인 대표

상속세 완화? 직원들에게 회사 넘긴 회계법인 대표 2009년에 영국에서 회계법인 매슬린(Maslins)을 만든 크리스 매슬린 창업자는 10년쯤 뒤에 승계 계획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경쟁회사들이 회사를 비싸게 사겠다고 연락했죠. 그때마다 매슬린 창업자는 한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기업주들의 출구 전략에서 상당수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겠죠. 창업자는 여유롭게 걸어나가 사라집니다. 새로 회사를 인수한 사람은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하고 직원들을 내보내려 할 테죠. 여러 존경받던 회계법인이 큰 회사에 인수되면서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유의 가치마저 잃어버렸습니다.” 매슬린 창업자는 ‘죄책감 없이 은퇴하되, 직원들이 자기 돈을 들이지 않는’ 방안을 찾았습니다(아니, 그런 게 있어??). 마침 영국엔 EOT라고 하는 종..

종업원 소유 호텔, 다른 호텔 인수하며 노동자들을···

종업원 소유 호텔, 다른 호텔 인수하며 노동자들을··· 2023년 초 서울 힐튼호텔이 문을 닫는 등 우리나라 호텔업도 휘청거렸습니다. 영국 업계 역시 코로나 위기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죠. 2020년부터 경영난에 빠진 스코틀랜드의 한 호텔이 2023년말 다른 업체에 팔렸는데, 어라? 노동자들은 해고가 된 게 아니라 소유주가 되게 되었군요. 무슨 일일까요. 영국의 알파 레저플렉스 그룹은 (Alfa Leisureplex Group) 투어링 및 호텔 사업을 전문으로 하는 노동자 소유기업입니다. 2015년부터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이 자사 지분의 75%를 가지고 있죠. 2023년 말에는 위에 나온 스코틀랜드 호텔을 인수하며 몸집을 불렸는데, 회사 측의 말을 들어볼까요. “우리는 수십억 원을..

대기업 대신 노동자들에게 회사 넘기는 영국 기업주들

대기업 대신 노동자들에게 회사 넘기는 영국 기업주들 최근 영국에서는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해 노동자들에게 기업을 승계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EOT는 회사가 직원 대신 모든 자금을 부담하고, 대주주는 양도세 전액 면제의 혜택을 얻죠. 다만 대기업과의 인수합병은 더 큰 수익을 보장할 텐데, 기업주들이 회사 직원들을 후계자로 택하는 이유가 뭘까요. 2010년 설립되어 지붕 자재를 취급하고 유통하는 온라인 전문업체 옵타곤(Optagon Group) 그룹도 2023년 말 새 지배구조를 이뤘습니다. 전국적인 판매망을 가진 옵타곤은 EOT를 통해 50명의 직원을 회사 대주주로 만들었습니다. 창업자인 톰&티나 컬링포드 부부의 말을 들어보죠. “훌륭한 비즈니스를 만들 때는 훌륭한 팀이 있어야 ..

“종업원 소유권 확대!” 기업인들 요구에 캐나다 정부는···

“종업원 소유권 확대!” 기업인들 요구에 캐나다 정부는··· “저는 인구 수천 명이 사는 그림 같은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지역의 주요 고용주로는 북미 전역에서 유명한 치즈 회사가 있었어요. 이 회사의 공장은 지역에서 100년이나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2021년 한 대기업이 치즈회사를 인수했을 때 지역 공장은 문을 닫았으며 많은 직원이 해고되었어요.” 지역주민의 넋두리 같지만 기업인의 회상입니다. 캐나다 컨설팅 기업인 리라이트 캐피털 어드바이저의 티아라 레투르노 CEO가 한 말이죠. 최근에 레투르노 CEO는 한 캐나다 매체에 기고문을 보내며 이 같은 얘기를 했습니다. 지역기업의 폐업 사례를 꺼낸 의도가 무엇인지 바로 나옵니다. 티아라 레투르노 CEO의 기고문 바로가기 “향후 10년 동안 (노령 기업주 은퇴..

경제민주 이슈 2024.01.08

성탄절, 종업원들이 소유한 호텔에서 근사한 저녁을~

성탄절, 종업원들이 소유한 호텔에서 근사한 저녁을~ “우리가 메뉴를 살피는 동안 식전 빵이 나왔습니다(이건 못 참지~). 저는 사슴 고기와 블랙 푸딩이 들어간 스카치 에그를 전채 요리로 주문했어요. 동료는 노퍽 지방에서 난 홍합을 택했습니다. 메인 요리로 저는 바바리라는 오리의 가슴살 튀김을, 동료는 팬에 구운 대구 살코기를 시켰습니다.” 어느새 2023년도 다 갔고 크리스마스를 맞았습니다. 한 지역매체 기자가 영국 동북부 노퍽 주에 있는 종업원 소유기업 임페리얼 호텔(Imperial Hotel)의 카페 크루(Cafe Cru) 레스토랑에서 저녁 식사를 하고 있군요. 아주 입맛이 도는 듯한데, 오늘 가족이나 연인, 좋은 이와 더불어 뜻 깊은 곳에서 즐거운 만찬이라도 나눌까요^^ 영국 노퍽 주의 임페리얼 호..

영 중기단체, “기업주 대거 은퇴, 종업원 소유권 필수”

영 중기단체, “기업주 대거 은퇴, 종업원 소유권 필수”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1974년 설립된 영국소기업연맹(FSB)은 ‘중소기업을 대표하는 영국 비즈니스 단체’입니다. 2016년 회원 수는 16만 명이라고 하는군요. 2023년 11월 영국소기업연맹(FSB)의 티나 맥켄지 정책 의장이 이렇게 강조합니다. “더 많은 사업주들이 종업원 소유권을 하나의 승계 옵션으로 인식하도록 제도의 인지도를 높여야 합니다. 영국의 비즈니스 구조와 지역 공동체를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거예요. 종업원 소유기업의 수가 증가하면 모든 것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습니다. 넷 제로(net zero), 즉 탄소중립에도 이 말은 해당됩니다.” 기업단체인 FSB가 종업원 소유권을 강조하는 이유는 베이비붐 세대 기업주들의 대거 은퇴로 많..

경제민주 이슈 2023.12.18

‘노동자 소유’ 로펌 직원들, 경사에 겹경사 맞은 사연

‘노동자 소유’ 로펌 직원들, 경사에 겹경사 맞은 사연 우리나라에서는 변호사만 로펌을 만들 수 있지만 영국은 다릅니다. 현재 영국에선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해 변호사와 직원이 함께 법률회사를 소유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요. 다음 로펌의 말도 들어볼까요. “2022년 10월 올리버&Co 법률사무소는 (Oliver & Co Solicitors) 100% 종업원 소유 로펌이 되었습니다. 80명 이상의 직원 한 명 한 명이 이제 비즈니스의 소유주로서 수익에 동등한 지분을 가집니다.” 현재도 회사를 이끄는 공동 소유주는 직원들에게 전체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고객 서비스를 제고하고 로펌의 문화와 미래를 지키고 싶었다고 합니다. EOT 지분에 대한 양도세는 전액 비과세된다는 혜택도 있죠. 직원들..

영·미 “상속세 완화? 종업원들의 기업 승계에 혜택 줘야”

영·미 “상속세 완화? 종업원들의 기업 승계에 혜택 줘야” 최근 우리 정부는 기업 승계와 관련되어 증여세나 상속세 완화 방침을 굳히고 있습니다. 과도한 상속세 부담으로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험하다는 논리도 있습니다. 기업 상속세 등의 완화로 부의 대물림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세금 탓에 회사가 휘청거릴 정도라고 주장하니 고민이 됩니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자본주의에서 앞서간다는 영국과 미국은 노동자 소유권을 통해 기업 승계 문제를 해결하고 있죠. 영국의 경우 2014년부터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제도화했습니다. 9년 만인 2023년 10월 영국의 EOT 기업은 1650개로 급증했죠. EOT에 과반 지분을 매각하는 기업주는 주식 양도세 면제라는 파격적인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종업원들은 자..

경제민주 이슈 2023.1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