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완화? 직원들에게 회사 넘긴 회계법인 대표
2009년에 영국에서
회계법인 매슬린(Maslins)을 만든
크리스 매슬린 창업자는
10년쯤 뒤에
승계 계획을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경쟁회사들이 회사를
비싸게 사겠다고 연락했죠.
그때마다 매슬린 창업자는
한 가지를 떠올렸습니다.
“기업주들의 출구 전략에서
상당수는 이런 방식으로 진행되겠죠.
창업자는 여유롭게 걸어나가 사라집니다.
새로 회사를 인수한 사람은
서둘러 투자금을 회수하고
직원들을 내보내려 할 테죠.
여러 존경받던 회계법인이
큰 회사에 인수되면서
직원들은 물론이고
고유의 가치마저 잃어버렸습니다.”
매슬린 창업자는
‘죄책감 없이 은퇴하되,
직원들이 자기 돈을 들이지 않는’
방안을 찾았습니다(아니, 그런 게 있어??).
마침 영국엔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이 있었죠.
EOT는 회사가 노동자 대신에
지분 인수를 전액 부담하고
기업주는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매슬린 창업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비즈니스가 성공해도
저는 기분이 편하지만은 않았어요.
성공의 결실은 기업주인 저만 가져갔고
동료 직원은 여전히 월급만 받았습니다.
이런 모델은 시대에 뒤떨어진 것 같아서
그 자체로 경영에 대한
관심이 시들어갔어요.”
종업원 소유권을 알고 나선
생각이 달라졌습니다.
“EOT라는 개념을 알고 나니
전통적인 지배구조로 돌아갈 수 없었습니다.
종업원 소유권은
제가 제대로 물러나면서
우리 팀에게 보상을 주는 방법이었어요.
EOT를 통해 비즈니스의 미래를
다음 세대에 맡기는 과정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2021년 회계법인에서 물러난
매슬린 창업자는
아예 ‘Go EO’(Employee Ownership)라는
종업원 소유권 전문
자문회사까지 만들었습니다.
영국의 EOT 기업은
10년만에 1400개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죠.
점점 발전하는 종업원 소유권의 영역에서
매슬린 창업자의 선택은
유효적절한 것 같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Z세대의 96%는 직장에서 느끼는 가치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기존의 회사 모델에선
비즈니스의 얼굴인 경영진에게만
성과가 집중되죠.
종업원 소유권은
성공에 기여한 직원들에게도
적절한 보상을 제공합니다.
비즈니스에 참여한 모든 사람은
비즈니스를 성장시킨 공로를
인정받아야 하잖아요.”
그런데 회계법인 머슬린의
종업원 소유주 올리버 엔틱냅 씨도
과연 그렇게 생각할까요.
“자사 지분을 가지고 있는 저는
종업원 소유기업의 일원이 되어
아주 좋아요.
회사에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습니다.
나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며
큰 조직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갖죠.
변화를 주도할 수 있어서
업무도 훨씬 즐겁게 합니다.”
예비 종업원 소유주인
존 월시 수습 회계사는 어떨까요.
“종업원 소유권의 민주성 덕분에
모든 직원은 독특한 유대감을 갖고
비즈니스를 발전시킵니다.
저 역시 노동자 소유기업의 일원이 되면
회사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싶어요.”
크리스 매슬린 창업자가 전망합니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회사가
종업원 소유권 모델로 전환할 겁니다.
직원 소유기업이 훨씬 보편적으로
생겨날 것으로 예상해요.
좋은 사업을 한다는 측면에서
종업원 소유권 모델은
완전하게 인정받을 필요가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권,
상속세·증여세 완화에 집착하는 우리 정부가
고려할 만한 대안 아닌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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