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미넴 모자’ 만든 회사, “매출 없어도 공장 돌려요”
“에미넴이 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우리가 만든 캉골 모자(Kangol Army Hat)를 쓰고 깜짝 공연을 했어요!”
지난 2월 열린 아카데미 시상식은 봉준호 감독과 영화 <기생충>이 휩쓸었죠. 당시 래퍼 에미넴이 축하 무대를 가졌는데 이때 그의 모자가 한 회사의 주목을 받았네요^^
에미넴이 쓰고 있는 검은색 모자는 ‘캉골’이라는 영국 유명 브랜드 제품이지만, 실은 미국의 볼먼햇(Bollman Hat Company)이라는 모자 제조사가 만들었습니다.
1868년에 만들어져 역사가 150년이 넘는 볼먼햇은 캉골, 베일리, 컨트리 젠틀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자 브랜드 제품을 위탁 생산하고 있죠(소통지기는 명품에 익숙하지가 않아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모자 회사라는 볼먼햇도 코로나19로 커다란 시련을 겪었습니다. 지난 3월에는 매출이 거의 없는데다 주지사의 직권 명령으로 공장을 멈추는 바람에 일부 종업원을 해고해야 했습니다.
요즘 볼먼햇은 다시 공장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생산품은 모자가 아니라 바로 코로나19를 막을 안면 마스크입니다. 아직 남아 있는 원료로 정밀한 측정을 거쳐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마스크 사업에 뛰어든 목적은 이윤 창출이 아닙니다. 지역 사회에 공헌함과 아울러 직원들이 어떻게든 일자리를 유지하기 위함입니다. 생산된 마스크의 33%는 노숙인 쉼터, 무료 급식소, 자선단체에 기부합니다.
1985년 CEO 로지온 사장은 볼먼햇에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를 실시했습니다. 로지온 사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종업원 소유 문화 덕분에 우리는 21세기에도 생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역에서 모자 제조업체는 우리 말고 딱 하나가 남았어요. 나머지는 외국으로 옮기거나 2008년 대공황으로 도산했죠.”
유례없는 코로나 경제 위기에서 종업원 소유주들은 뭉치고 있습니다. 5만 달러의 기금을 만들어 실업자가 된 동료들에게 지급했고, 조기 휴가 제도를 실시해 최대한 많은 직원들을 구하고자 노력하고 있죠. 직원들이 업무에 빨리 복귀하도록 여러 가지 매뉴얼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다시 CEO의 말입니다.
“우리는 모든 종업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개입하고 있습니다. 아픈 직원에게는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받아 완전히 회복하도록 충분한 시간을 줄 예정입니다(물론 건강보험도 보조합니다^^)”
로지온 CEO는 “종업원 소유주들의 참여는 회사를 변화시킨다”며 이렇게 강조합니다.
“(자기 것이 아닌) 렌터카라면 누구도 차량 엔진오일을 바꾸려 하지 않겠죠. 볼먼햇의 소유주로서 우리 종업원들은 훨씬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이야말로 볼먼햇이라는 회사를 돌아가게 하는 엔진오일이죠.”
100% 회사 지분을 가진 종업원들은 사회적으로 더 많은 사안에 관심을 가지며, 더 많은 것을 기부하고, 덕분에 어려운 시기를 헤쳐나간다고 합니다. 코로나 위기도 종업원 소유주들의 단결된 힘으로 무사히 극복하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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