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연봉 1억 청소회사 “어려워도 월급은 줘야죠”

(협)소통^^ 2020. 6. 11. 13:01

연봉 1억 청소회사 “어려워도 월급은 줘야죠”

 

“우리는 이번 달에 직원들에게 월급 전액은 물론이고 건강 보험 혜택도 지속하기로 했어요. 물론 모두가 일할 만큼 일거리가 충분하지는 않죠. 전례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 19에 따른 경제위기로 세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사람도 회사도 극한으로 몰리고 있죠. 그럼에도 어떻게든 고용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보이면 뭔가 뭉클해집니다.

 

‘연봉 1억원’인 리콜로지의 트럭 운전수. 100% 종업원 소유기업인 이 청소업체는 이윤이 외부 주주에게 빠져나가지 않습니다. 이미지: 종업원들의 기업 소유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프로젝트 에퀴티 https://www.project-equity.org/learn-from-others/conversation-series-recology/

청소업체 리콜로지(Recology)는 미국 캘리포니아를 중심으로 폐기물 및 재활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민간 청소회사라고 만만하게 볼 수 없는 게 연 매출이 15억 달러(2016년, 당기순이익 2000만 달러) 이상이며, 퇴비 생산과 재생 에너지 등 여러 사업에도 진출해 있습니다.

 

특히 콜로지는 3800명의 노동자들이 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는 종업원 소유기업입니다. 외부 주주가 회사 이익을 가져가지 않는 덕분에 트럭 운전수의 경우 10만 달러, 우리 돈 1억2000만원쯤 되는 연봉을 받습니다.

 

1920년에 설립되어 역사가 100년이 넘는 리콜로지는 그동안 많은 경기 침체를 이겨냈습니다. 따라서 이 회사는 “지역 공동체의 안전과 건강을 유지하는 데 오랫동안 기여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985년 도입한 종업원 주식 소유 제도(ESOP·이솝)는 큰 도움을 주었다고 회사 측은 밝힙니다.

 

“리콜로지의 직원들은 개인적이면서도 전문성 있는 책임감을 가집니다. 3800명의 종업원 소유주들은 공동의 목표와 동기를 가지고 노력하지요. 종업원 소유권은 특히 위기 상황에서 분명하게 작동합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청소 서비스는 정부의 필수 업종으로 지정되어 리콜로지는 다소 숨통이 트인 상황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업이 멈추어 섰고, 고객 업체의 폐업이 속출하면서 일거리가 줄어든 처지라 안심할 수만은 없습니다.

 

선별 작업 중인 리콜로지의 종업원 소유주들. 많은 위기를 극복한 회사인 만큼 코로나 경제 불황도 무사히 이겨내기 바랍니다. 이미지: 프로젝트 에퀴티

 

경제 상황에 따라 리콜로지도 중장기 대책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우울하지만 불황이 깊어지면 임금 삭감은 물론 더 큰 한파도 감내할 수밖에 없겠죠. 직원들의 월급 보장을 선언한 때는 지난 5월인데, 그나마 아직까지 특별한 조치는 없는 것 같습니다(무사히 위기가 지나가기를 바랍니다ㅜㅜ).

 

그럴수록 리콜로지는 지역사회와 더욱 밀착하면서 회사와 공동체를 지키고자 합니다. 쓰레기 수거 업무를 계속하는 한편으로 가정마다 재택 근무와 언택트 주문으로 늘어나는 폐기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음식물 쓰레기를 어떻게 재활용할지 꾸준히 업데이트하고 있지요.

 

“직원들 다수는 우리 회사가 활동하는 지역에서 살고 있어요. 즉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입니다. 공동체가 상처를 입으면 우리도 다칩니다. 지역사회에 도움이 필요하면 우리가 도와야 해요. 코로나 19 같은 재난이 닥치면 더 그렇죠.”

 

정기적으로 구역을 돌며 쓰레기를 회수하는 리콜로지의 트럭 운전수들은 주민들과 유대가 강하기로 유명합니다. 한 가지 사연이 있습니다.

 

리콜로지의 직원들은 지역 주민들과 친근한 관계로 유명합니다. 동네에서 만 ‘소년 T렉스’도 종업원 소유주를 반기고 있네요^^ 이미지: 리콜로지 페이스북

 

“내가 운전하는 트럭 앞에 공룡 의상을 걸친 소년이 나타났어요. 소년은 오늘 생일을 맞은 동생이 공룡과 리콜로지 트럭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저는 트럭에서 내렸고 티라노사우루스와 사진을 찍어 동생의 생일을 축하했죠. 아,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에서) 2미터 거리를 유지했습니다.”

 

리콜로지의 직원들이 보내는 메시지로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종업원 소유주들이 고객 여러분께 전합니다. 우리는 쓰레기 수거 서비스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다른 팀들도 지역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중이에요. 힘든 시간인 만큼 모두들 안전하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기억해주세요. 우린 함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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