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위기 때 노동자들이 더 힘내는 회사?

(협)소통^^ 2020. 6. 18. 13:07

위기 때 노동자들이 더 힘내는 회사?

 

경제 위기에 종업원 소유기업은 일반 기업과 달리

적응하지 못하고 사라질 것이라는 의견이 있습니다.

특히 관련 제도가 발달한 미국에서 더욱 그렇죠.

 

우리 블로그에도 한 누리꾼이

그 같은 장문의 댓글을 다셨습니다만,

이 기회에 오해를 풀어드릴까 합니다

(댓글은 원래 뜻을 지키는 선에서

조금 다듬었습니다).

 

코로나19와의 전쟁을 선포하는 미국 트럼프 대통령. 종업원 소유기업은 물론 모든 회사와 사람들이 힘을 모아 이번 위기를 이겨내기 바랍니다. 사진 출처: 백악관

 

첫 번째 오해는 종업원 소유기업이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있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 오해는 종업원들이

이익을 모두 나눠가지기 때문에

연구개발 여력이 없다는 것이죠.

앞선 글에서 이 같은 오해는 풀어드렸다고 생각하고

세 번째 오해로 넘어갈까 합니다.

앞선 글 바로가기: http://blog.daum.net/ecodemo-sotong/83

 

<오해 3> 불황이나 경제 위기 때는

적응하지 못하고 도산한다?

 

“장기적으로 종업원 소유회사는

발전과 성장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불황이나 경영 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도산할 것입니다.”

 

<답변> 종업원 소유주들의 주인 의식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합니다

 

셋째, 불황이나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경우

종업원 소유기업도

구조조정을 하지 않을 수는 없습니다만,

구성원들 간에 최대한 투명성과 재정공개,

목표 설정, 고통 분담, 비용 절감 등으로

위기를 극복하려 노력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때 종업원들은 경영진도 예상치 못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100% 종업원 소유기업인 미국의 원예회사

가드너 서플라이에서 최고운영자로 일하고 있는

신디 터콧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회사가 어려워지자

저는 종업원들에게 정리해고에 앞서서

몇 가지 단계를 밟겠다고 약속했어요.

첫째는 신규 채용 중지, 둘째 급여 동결,

셋째 임금 삭감입니다.

저는 그래도 안 되면 해고를 고려하되,

매주 우리 회사가 어떤 단계에 도달했는지

종업원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죠.”

 

이후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직원들은 ‘내가 뭘 해야 하지?

어떻게든 회사에 힘이 될 수 없을까?’ 하고 나섰어요.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한 결과

한 해에 수십만 달러를 절약했습니다.

자연히 해고를 할 필요도 없어졌죠.”

 

100% 종업원 소유 원예기업 가드너 서플라이의 직원 소유주들. 투명성과 신뢰, 주인의식으로 경제 불황을 넘겼고 지금도 넘기고 있습니다. 출처: 가드너 서플라이

물론 심각한 침체가 닥치면 종업원 소유기업도

도산의 위기에서 자유롭기는 힘들 것입니다.

다만 일반 기업도 경제 위기와 무관하게

왕왕 무너지곤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회사가 문을 닫는 이유는

자본주의적인 기업이기 때문인가요?

오히려 종업원 소유기업은 위기 때

투명성과 신뢰가 더 강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추가 사항> 종업원 소유주는

일반 노동자보다 얼마나 유리할까?

 

답변: 권위 있는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설문 조사로 인정받는

GSS(일반 사회 여론조사)가

2018년 조사한 결과를 볼까요.

 

여기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는

어떤 식으로든 자기 회사의 지분을 가진 노동자들이

250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노동자 1인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평균 7만5200달러(우리 돈 약 9000만원)에 달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도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

(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에

참여하는 노동자는 1400만 명에 달합니다.

이 경우 노동자 1인이 보유한 지분 가치는

평균 13만4000달러,

우리 돈으로 1억6000만 원에 해당하죠.

많은 경우 주식은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 돈으로 매입합니다.

 

미국에서 종업원들의

자사 지분 소유를 촉진하는 시민단체

전미종업원소유센터(NCEO)의 자료도 볼까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종업원 소유주는

그렇지 않은 동년배 노동자보다

가계 재산이 92% 많다고 합니다.

임금 소득은 33% 더 많다고 하죠.

 

노동자들이 부를 쌓고

은퇴 자금을 풍족하게 마련하는 것 외에도

종업원 소유는 큰 고용 안정성을 가져다줍니다.

NCEO에 따르면

종업원 지분이 있는 회사에서 1년 이상 일한 경우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해고될 확률이 6분의 1이나 낮았다고 하는군요.

 

30명의 종업원이 50억원(400만 달러)의 기금을 보유한 노동자 협동조합 사우스마운틴. 이런 기금은 위기 때 든든한 보장이 될 것입니다. 출처: 사우스마운틴

 

위기를 극복하는 능력,

노동자들의 부와 안정성 증대 등으로

미국에서 종업원 소유 제도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관련 입법과 세제 혜택,

정부와 시민단체의 지원도 늘어나고 있죠.

 

이번 코로나19와 관련해서도 여러 단체가

종업원 소유기업이 정부 차원의 긴급 대출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분투 중입니다.

많은 종업원 소유기업도 방역 제품을 생산하거나

지역 공동체에 기부 활동을 벌이며

이번 위기를 더불어 이겨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우리사주조합과 노동자 협동조합 등

종업원 소유제도가 더욱 발전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위기 때 더욱 뭉치는 종업원 소유주들처럼

우리 모두의 힘과 노력이 모여

코로나19를 무사히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blog.daum.net/ecodemo-sotong

문 의: sotong2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