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뉴딜, 제대로 해볼까?

그린 뉴딜, 제대로 해볼까?

문재인 대통령이 포스트 코로나 과제로 그린 뉴딜(Green New Deal) 정책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린 뉴딜이란 미국에서 활발하게 논의되는 정책으로 친환경 산업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자연을 보전하며 빈부격차를 완화하자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다만 그린뉴딜의 정책 과제를 달성하려면 대기업에 집중된 혜택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런 이유로 미국의 그린뉴딜에서는 구성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협동조합 모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2011년 미국에서는 태양광 산업에 종사하는 6개의 협동조합과 중소기업이 아미쿠스 솔라(Amicus Solar)라는 회사를 출범시켰습니다. 태양광 산업 연합 협동조합인 아미쿠스 솔라는 빠르게 성장해 현재는 50개 이상의 중소기업이 결합했고, 미국의 50개 주와 푸에르토리코, 캐나다에서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죠.

아미쿠스 솔라 협동조합의 회원들. 50개 중소기업의 연합으로 연 매출 7억5000만 달러를 올리며 막강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출처: 아미쿠스 솔라

연간 매출액은 7억5000만 달러(우리 돈 약 9000억원)에 달합니다. 중소 규모의 회사 수십 개가 결합한 결과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고, 어지간한 대기업 못지않은 실적을 올리게 된 것이죠. 아미쿠스 솔라의 회원 기업들은 함께 모여 비용 절감 및 마케팅 효율성 방안을 논의하고 모범 사례를 공유하고 공동 전략을 수립하죠..

자재나 설비의 공동 구매, 송전망 설치, 대출과 자금 조달 면에서도 독립적으로 활동할 때보다 훨씬 유리해졌습니다. 2016년 아미쿠스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아 태양광 설비 운영과 보수를 담당하는 새 협동조합을 만들기도 했죠. 청정에너지 생산 및 소비 대출에 특화된 신용 협동조합의 설립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또 하나 특기할 것은 펀드 운용입니다. 이 펀드는 아미쿠스 솔라의 소속 회원사들을 후원하기 위해 만들었는데 단순한 자금 지원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바로 회원 기업이 종업원 소유나 민주적 지배구조로 전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아미쿠스 솔라 노동자들. 회원사들 중에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하거나 전환을 검토 중인 회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출처: 아미쿠스 솔라

꾸준한 교육과 지원이 이뤄진 결과 아미쿠스 솔라 소속 기업 중에서 종업원 소유 기업은 최초에 다섯 개에서 열 개로 늘어났습니다. 추가로 다섯 개 회원사가 종업원 소유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죠.

또한 회원사의 40%는 이른바 B-코퍼레이션(B콥: B Corporation)입니다. 이 명칭은 공공성과 투명성, 지역 사회 봉사, 높은 생태학적 요건을 유지하는 회사들에게 주어지죠. 이처럼 아미쿠스 솔라는 규모의 경제를 구현하면서도 민주적 운영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CEO인 스티븐 어윈 씨의 말을 들어볼까요.

“협동조합에서는 민주적 절차와 지배구조, 의사결정 과정에서 합의에 도달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아미쿠스 솔라는 모든 조합원 기업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하고 의사 결정을 용이하게 하도록 위원회 구조를 이용하죠.”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투명성 역시 필수적입니다. 어위 사장은 “회원사들은 동등한 소유주이기 때문에 주요 재무 정보를 공개하는 오픈북 경영(Open-Book Management)이 중요하다”며 “합의에는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결정이 나면 모든 사람이 더 많이 참여하고 헌신할 수 있다”고 밝힙니다.

최초의 회원사 중 하나인 나마스테 솔라 직원들. 나마스테 솔라는 100%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미국 그린 뉴딜의 모범이 되고 있습니다. 출처: 아미쿠스 솔라

이처럼 대기업과 다른 차원에서 규모의 경제를 발휘하면서, 민주성과 투명성의 원리를 구현하는 태양광·환경 산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미국뿐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아미쿠스 솔라 협동조합의 사업 모델은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아울러 코로나 19 역시 우리 모두의 힘으로 꼭 이겨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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