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 이슈

경제 위기에 종업원 소유기업은 망하게 마련?

(협)소통^^ 2020. 6. 15. 13:19

경제 위기에 종업원 소유기업은 망하게 마련?

 

“인간적인 측면에서 권장할 만하지만,

장기적으로 종업원 소유회사는

발전과 성장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불황이나 경영 환경의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도산할 것입니다.”

 

우리 블로그

‘소소한 경민-소통이 소중한 경제민주~^^’에

한 누리꾼께서 위와 같은 댓글을 달았습니다

(왜곡하지 않으려 조심하며 좀 다듬었습니다).

 

댓글의 핵심은

종업원 소유기업이 자체적인 문제 탓에

코로나19 경제 위기 같은 상황을

버틸 수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코로나19 관련 경제 구제 법안에 서명하는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과연 종업원 소유기업은 경제 위기에 취약할까요? 사진 출처: 백악관 누리집

직원들의 자사 지분 소유가 발달한 미국에서도

종업원 소유에 대해 다양한 오해가 존재합니다.

우리 소소한 경민 블로그에 누리꾼이 적어주신 논리는

미국에서 종업원 소유에 반대하는 분들의 주장과

거의 일치합니다.

간략하게 그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 같은 오해를 풀어드리고자 합니다.

 

<오해 1> 종업원 소유기업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았다?

 

“종업원 소유회사가 이해되는 바 있지만

현대 기업의 특징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경영 능력이 없으면

재산을 다 잃고 맙니다. ···

그러니까 기업은 산전수전 다 겪은

경영의 달인들이 경영하는 게 맞지요.”

 

<답변> 종업원 소유주는 경영과 분리-

의사결정 참여하면 성과 더 높아요

 

미국에서도 많은 오해가 있는데,

사실 종업원 소유기업에서도

소유와 경영은 분리되는 경향이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업 지분은 종업원이 가지고 있지만,

일상적인 경영은 전문 경영진이 수행하죠.

 

이사회 임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업원 대표가 일부 존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만,

100% 노동자 이사를 채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전문 경영 집단이 임원으로

재직하는 경우가 훨씬 많죠. 오히려 종업원 이사가

더 많이 나와야 바람직하다는 지적도 있을 정도입니다.

 

3000명의 종업원들이 100% 소유한 엔지니어링 기업 MEC. 직원들 간의 활발한 소통과 참여로 2009년 리먼 브러더스 사태에 따른 경제 불황을 극복하고 10년간 연평균 20%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작업장 등의 의사결정과정에서

종업원 소유주의 참여가 있을 경우

종업원 소유기업은 더 높은 성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관련 제도의 촉진과 확대를 위한 시민단체

전미종업원소유센터(NCEO)에 따르면,

경영 참여와 직원 소유를 결합한 기업이

직원 소유만 실시한 회사보다

매년 8~11%씩 더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참고로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되는 기업은

바로 우리나라의 재벌 집단이 아닌가 합니다.

 

2019년 9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9년 공시 대상 기업집단 주식 소유 현황’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발표에 따르면 51개 기업 집단에서

총수 지분율은 평균은 1.9%였습니다.

배우자와 자녀 등 친족의 지분율은 2.0%였죠.

 

즉 재벌 총수 일가는 불과 평균 3.9%의 지분율로

사실상 그룹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셈입니다.

직원들의 지분율이 50%를 넘기는

종업원 소유기업이야말로

소유와 경영을 더 일치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오해 2> 종업원 소유기업은

이익을 다 분배해 발전이 없다?

 

“종업원 소유회사는 이익이 나면 

대부분 공평하게 나눠 가질 수는 있지만

이익을 전부 분배하면 안 되고

회사에 쌓아둬야 합니다.

그렇게 유보금이 많으면

연구개발이나 마케팅으로 더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죠.

그렇게 기업이 성장하면 노동자들의 임금도 상승하고

주주들의 지분 가치도 높아집니다.”

 

미국 첨단 화학 기업 테크메트의 직원들. 100%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세제 혜택 등을 받았으나 그 이익을 나눠 가지는 대신 연구개발 투자에 힘썼습니다. 출처: 테크메트 페이스북

 

 

<답변> 당연히 이익 적립하며,

주주 배당분만 종업원 소유주가 가져갑니다

 

종업원 소유기업도 일반 회사와 마찬가지로

이익을 적립해 연구개발 등에 투자합니다.

코로나19 같은 경제 위기에 대비해

상당한 유동성을 확보해 두고 있는 회사도 존재하죠.

 

다만 외부 주주에 대한 배당금은

종업원 소유주에게 귀속됩니다.

이 역시 상당 부분 적립되어

퇴직 시에 인출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따라서 종업원 소유기업도 계속해서 성장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임금이 상승하는 한편

주주로서 배당과 지분 가치도 챙기게 되죠.

 

실제로 미국에는 상당히 실력 있는 회사가 많습니다.

고어텍스 섬유로 유명한 고어 앤 어소시에이츠도

유명한 종업원 소유 제조기업에 해당합니다.

 

따라서 경제 위기가 닥치면 종업원 소유기업은

성장하지 못하고 도산하게 마련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분량이 늘어서 여기서는 줄이지만,

다음에는 실제로 종업원 소유기업이 위기 시에

얼마나 강해질 수 있는지 보여드리려 합니다.

 

더불어 코로나19 사태가

어서 진정되기도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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