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주 대박, 나는 안 될까요?
요즘 SK바이오팜의 임직원들이
우리사주로 소위 ‘대박’을 쳤다고 해서
화제에 올랐습니다.
신규상장 과정에서 우선배정 받은 우리사주가
벌써 1인당 평균 20억 원 안팎의
평가 차익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죠.
우리사주제는
노동자들이 자사주를 취득하는 제도로
잘만 운영하면
직원과 회사 모두에 이익이 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대기업이나 첨단기업에서
종종 우리사주로 큰 이익을 거두는 사례가 나오는데
외국에서는 일반 제조업체,
심지어 대형마트 노동자들도
자사주 보유로 큰 성과를 얻고 있죠.
특히 미국의 경우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
(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ESOP은 우리사주제와 비슷하지만
노동자들은 대부분
자기 돈을 한 푼도 들이지 않습니다.
회사가 재원을 마련하고 막대한 세제 혜택을 받죠.
대신에 직원 퇴직 시까지
주식 매각 및 인출을 제한합니다.
ESOP 등 종업원 지분이 회사 지분의 절반을 넘는
노동자 소유기업도 존재합니다.
고어텍스로 유명한 고어 앤 어소시에츠는
1만여 명의 종업원 소유주가
과반 지분을 보유 중입니다(당연히 백만장자들^^;).
미국 NBA 델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인
기업가 마크 큐반 씨는
2000년 초 자신이 창업한 IT기업을
야후닷컴에 매각했습니다.
이때 무료로 주식을 받은 종업원 수백 명도
단숨에 부호 반열에 올랐죠.
억만장자 마크 큐반 구단주는
“직원들에게 자사주를 제공해 회사의 성공을 위한
더 큰 파트너로 만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첨단기업뿐이 아닙니다.
원예업체인 ‘가드너 서플라이’는 수백 명의 직원이
회사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죠.
종업원 소유주들은 퇴직 계정에
평균 수십만 달러를 적립하고 있습니다.
애사심과 소유 문화도 남달라서
코로나19 같은 상황에서는
직원들이 힘을 모아 위기를 극복합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미국이나 전 세계에서
대형마트 노동자들은
저임금과 해고 위험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력 경제지 <포브스>가
2020년 미국에서 가장 큰 민간기업 59위로 선정한
대형할인 체인점 ‘윈코 푸드’는 좀 다릅니다.
약 130개의 체인점을 보유하고 있다는
윈코 푸드도 노동자 소유냐고요?
네^^;;
무려 2만 명의 종업원들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1986년 ESOP을 실시하면서 주식 가치는
매년 20% 가까이 늘어났다고 합니다.
자신의 퇴직 계정에 100만 달러 이상 보유한
일반 종업원이 400명에 달한다고 하는군요.
(젊은 직원들도 퇴직할 땐 이들처럼 될 듯^^)
종업원 소유기업은 막대한 액수의 외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고
직원과 기업 중심으로 이익을 투자합니다.
또 전미종업원소유센터(NCEO)의 보고서에 따르면
종업원 소유기업의 노동자들은
그렇지 않은 노동자보다
소득(33%)과 재산(92%)이 훨씬 많고
해고 위험도 확 줄어든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 역시
우리사주제도와 노동자 협동조합 등으로
종업원들의 기업(지분) 소유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SK바이오팜의 종업원 여러분이
얻는 만큼은 아니라 해도
다른 열심히 일하는 분들도
충분히 보답 받을 기회가 있다는 것이죠.
다만 더 많은 제도 개선과 혜택 부여로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참, NCEO의 조사에 따르면
직원 소유와 경영 참여를 결합한 기업이
직원 소유만 실시한 기업보다
매년 8~11% 빠르게 성장한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우리사주제도는 시세 차익을 중시하고
회사의 장기 성장과 직결되는
소유문화에는 무관심한 경우가 많죠.
한 번 생각해볼 부분이 아닌가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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