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NC, 노스캐롤라이나 회사의 획기적 사업 모델
코로나19의 위기가 진정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지난주부터 프로야구가 개막했습니다. 그런데 한국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와중에 난 데 없이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바로 노스캐롤라이나 주의 약자와 우리 프로야구 구단인 NC 다이노스의 기업 약자가 NC로 똑같기 때문이죠. 현지 야구팀이나 팬들은 한국의 NC다이노스 팀에게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습니다(뿌듯합니다^^).
안타깝게도 미국 NC-노스캐롤라이나에는 메이저리그 야구 팀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외에도 큰 고민이 존재합니다. 바로 제조업이 쇠퇴해서 양질의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이죠. 특히 지금처럼 방역제품 생산이 시급한 상황에서는 문제가 더 크죠.
섬유제조 노동자 협동조합 오퍼튜니티 스레드의 종업원 소유주들. 대부분 가난한 서민 출신이지만 이제 가족도 꾸리고 내 집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미지: 오퍼튜니티 스레드 https://theindustrialcommons.org/
그런데 NC 다이노스의 모기업처럼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도 획기적인 사업 전략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있습니다. 게다가 회사 직원은 물론이고 간부들도 대부분 서민이나 이민자 출신으로 채워져 있죠.
2008년에 설립된 오퍼튜니티 스레드(Opportunity Threads. 기회의 실타래)는 노스캐롤라이나뿐 아니라 미국에서 제일 큰 노동자 소유의 섬유·봉제회사입니다. 노동자 협동조합인데, 재미있게도 직원 수는 20여 명 또는 400명 정도 됩니다(인원 편차가 이렇게 큰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회사 간부 중에 한 명인 리 힐버트의 사연을 볼까요. 어린 시절 그녀는 지역 공장들이 문을 닫고 어머니를 비롯한 수천 명이 해고되는 광경을 지켜보았습니다. 대학 졸업 후에 예술계에서 일하던 힐버트 씨는 오퍼튜니티가 지역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을 본 뒤 입사하기로 결심했죠.
이민자 출신인 헤랄도 씨는 2011년 오퍼튜니티에 입사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불안정 고용, 열악한 작업 환경, 경제적인 어려움에 시달렸죠. 종업원 소유주가 된 뒤에는 임금이 올랐고 가족이 생겼고 자기 집도 생겼죠. 무엇보다 지역사회에 보답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활동 중인 섬유제조 노동자 협동조합 오퍼튜니 스레드의 작업 현장. 1년6개월의 수습 과정을 거쳐 정규 종업원 소유주로 임명됩니다. 이미지: 오퍼튜니티 스레드 페이스북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오퍼튜니티는 다른 회사와 경쟁이 아니라 협력을 통한 발전을 꾀했습니다. 생산 주문이 많이 들어오면 무리해서 달성하기보다 지역 내 경쟁업체와 나누기 시작했죠. 재료 구매, 가공, 판매망을 공유하기로 한 것입니다.
그 결과 오퍼튜니티 스레드는 지역의 많은 중소 섬유 제조업체를 대표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15개 사, 400명의 노동자가 ‘캐롤라이나 직물 지구’(Carolina Textile District)라는 이름으로 연결되어 한 회사처럼 움직이고 있죠.
오퍼튜니티는 이런 사업 모델을 확장하기 위해 비영리 단체를 만들고 섬유업뿐 아니라 여러 제조업에도 적용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종업원 소유로 전환하기 위한 교육과 지원도 제공하죠. 약 30개 회사가 관련 컨설팅을 받았으며, 약 10개 회사가 노동자 소유로 전환 중이거나 전환을 고려하고 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마스크를 제조 중인 직원들. 다른 업체와 경쟁하는 대신 획기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해 미래를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오퍼튜니티 스레드 페이스북
코로나19 위기 극복에도 오퍼튜니티가 선도하는 캐롤라이나 직물 지구는 큰 공헌을 하고 있습니다. 섬유 제조업체답게 보호복과 마스크 같은 방역용품 제조에 힘쓰고 있죠. 지역에 제조업체가 존재하면 일자리와 생산 활동을 통해 공동체에 기여한다는 오퍼튜니티의 설립 취지가 빛나는 순간입니다.
NC 다이노스를 비롯해 한국 야구와 우리나라 의료진, 국민들이 세계에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NC에 있는 오퍼튜니티 스레드의 종업원 소유주들, 그리고 우리나라 협동조합들도 희망을 나누고 키워갔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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