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 이슈

우리 언론이 알리지 않은 샌더스의 기업정책

(협)소통^^ 2020. 4. 20. 13:14

우리 언론이 알리지 않은 샌더스의 기업정책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섰던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이 지난 8일 경선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경선 레이스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데다 코로나19로 미국도 큰 위기에 빠지는 터라 더 이상의 경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이죠.


2020년 4월13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자신의 후보 사퇴와 바이든 후보 지지를 밝힌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우측). 이미지: 유튜브 CNN 뉴스 동영상 캡처


그동안 샌더스 의원은 미국 내에서 커다란 화제를 끌었습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로 미국 중산층과 젊은이들이 그토록 샌더스 의원을 지지하는지 한국 언론에서는 제대로 알린 적이 없죠. 그저 급진 좌파나 사회주의자라고 하면서, 샌더스 정책의 알맹이는 보여주지 않은 채 과격한 면모만을 부각했습니다.


반면 미국에서는 CNN 뉴스위크 워싱턴포스트 포춘 같은 주요 언론이 샌더스의 획기적인 정책을 집중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같은 언론도 수시로 샌더스의 경제정책을 언급하지요. 일단 아래의 기사 제목들을 보실까요.


“버니 샌더스는 노동자들에게 대기업 소유 지분을 주고자 한다”(Bernie Sanders wants to give workers an ownership stakes in big companies) -CNN 2019년 10월14일


“샌더스는 기업 권력을 미국 노동자들에게 극적으로 이양하기 위해 두 가지 정책을 지지한다.”(Bernie Sanders backs 2 policies to dramatically shift corporate power to U.S. workers) -<워싱턴 포스트> 2019년 5월29일


“버니 샌더스는 기업이 자사 노동자들에게 소유권을 주기 바란다.”(Bernie Sanders Wants Companies to Give Employees Ownership) -<포춘>, 2019년 6월20일


여러 제목에서 보듯이, 우리 언론은 외면하지만 샌더스 의원의 경제, 특히 기업 정책은 경제민주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핵심은 ▲대기업 지분의 최대 20%를 자사 종업원들에게 10년에 걸쳐 이전 ▲대기업 이사회에 노동자 임원 45% 이상 선임 ▲종업원들의 소유 참여를 위한 정책상 지원 확대입니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서도 샌더스 의원의 기업 정책을 자세히 다루었습니다. “Bernie Sanders의 종업원 소유권 계획에 따라, 노동자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살 수 있다.” 이미지: 뉴스위크


“종업원 소유권 계획에 따라, 노동자들은 자기 회사를 살 수 있다”고 밝힌 <뉴스위크>의 2019년 10월19일자 기사를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뉴스위크 기사 바로가기


샌더스 의원은 노동자들에게 지분 소유와 회사에 대한 발언권을 보장함으로써 기업의 욕심이 미국을 망치지 않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샌더스 계획에 따르면 직원들은 특정한 조건에서 자신의 회사를 살 수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모든 상장기업 또는 연 매출액 또는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미국 대기업은 매년 자사 지분의 2% 이상을 최대 20%까지 노동자에게 제공해야 합니다. 종업원들이 받는 지분과 배당금은 신탁기금이 관리하며 기금 이사회의 임원은 노동자들이 직접 선출합니다.


그 결과 “2만2000개 회사의 종업원 5600만 명이 혜택을 입으며, 각자 연평균 5000달러(한화 약 600만원) 이상의 배당금을 받을 것”이라고 합니다. “샌더스 계획은 소득 불평등을 부분적으로 완화하고 전 국민 의료보험이나 서민 주택 마련 등 다른 다른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코로나19로 인한 긴급재난구호금 지급이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액수가 수십만 원에서 100만원을 오르내리고 지급 대상은 소득 하위 70%에서 전체 국민으로 논의가 분분하죠.


샌더스 계획은 5600만 명의 노동자가 매년 600만원씩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국가 세금은 한 푼도 들일 필요가 없습니다. 예전과 같이 노동자는 자기 회사에서 열심히 일을 하면 되고, 다만 예전에는 미국의 부호와 대주주들이 가져갔을 배당금을 스스로 가져가는 것일 뿐이니까요.


이밖에도 샌더스 의원은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종업원 소유권의 확대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곧 ▲기업 매각이나 해외 이전 시 노동자들에게 우선 인수권 부여 ▲종업원들의 기업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한 은행 창설 관련 ▲관련 활동의 증진을 위한 종업원 소유 지원센터 확대 등을 공약했지요.


뉴스위크에 따르면 “샌더스 측은 (이 정책이) 노동자, 지역사회, 경제에 도움을 주며 기업에도 생산성 향상, 결근률 감소, 애사심 증가를 가져온다고 주장”했다고 밝혔습니다. 뉴스위크는 이 정책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는 뜻으로 “샌더스가 몇 년, 심지어 몇 십 년 동안 해온 정책 및 제안과 일치한다”고 지적했죠.


버니 샌더스 씨가(이때는 의원이 아니었습니다^^) 1985년 6월 버몬트 주에서 열린 ‘진보적 기업가 정신 포럼’(Progressive Entrepreneurship Forum)에서 종업원 소유권과 진정한 민주주의에 관해 연설하고 있습니다. 이미지: 버몬트주 종업원 소유권 센터가 올린 유튜브 동영상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LXtGK9sQUvM


우리 언론도 샌더스 같은 진보 정치인을 ‘좌파 사회주의자’라고만 매도하지 말고 그가 어떤 정책으로 대중들의 호응을 얻는지 제대로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뉴스위크의 지적대로 샌더스 의원은 지역구인 버몬트 주에서 수십 년 간 종업원 소유의 확대를 위해 여러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활동을 해왔으니까요.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 후보 경선의 무대에서 사라졌지만, 샌더스를 따르는 젊은 정치인과 학자와 지지자들이 꾸준히 미국의 정치와 사회와 경제 영역에서 활동하며 약진할 것입니다. 그 점에서도 샌더스 의원의 정책은 우리나라 정치권과 국민들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보입니다. ∞


※ 코로나19의 확산이 다소 진정되고 있으나, 우리 모두 보건위생 당국의 지침을 따르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와 개인위생에 신경을 써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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