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 이슈

샌더스, 삼성·현대·애플 지분 20%를 노동자에게?

(협)소통^^ 2020. 4. 23. 13:04

샌더스, 삼성·현대·애플 지분 20%를 노동자에게?


우리나라 언론은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만, 버니 샌더스 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내건 경제민주화 공약은 매우 파격적이었습니다. 당연히 미국 언론은 집중 보도했지요.


특히 샌더스의 대기업 정책이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핵심은 ▲대기업 지분의 최대 20%를 자사 종업원들에게 10년에 걸쳐 이전하고 ▲지분 및 배당금 관리는 노동자들이 선출한 민주적 소유기금 이사회가 관리하며 ▲대기업 이사회에 노동자 임원을 45% 이상 선임할 것 등이죠.


2019년 10월 중순 CNN과 노동자들의 대기업 지분 인수 방안에 관해 인터뷰 중인 샌더스 미국 상원의원. 인터뷰 제목은 “버니 샌더스가 대기업 노동자들에게 회사 지분을 주고 싶어 한다”입니다. 이미지: CNN


이 경우 아마존, 애플, GM 같은 미국 기업뿐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도 종업원에게 자사 지분을 이전하고 노동자 이사제를 도입해야 할 수 있습니다. 샌더스의 대기업에는 상장기업 외에 매출 또는 자산 1억 달러 이상인 회사가 포함되는데 삼성전자 등은 미국 현지 공장에 수 억 달러를 투자했거든요.


만일 샌더스의 공약이 실현되었다면 우리나라와 미국 사이에서 여러 분쟁이 일어났을지도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에서도 재벌기업이 미국 노동자에게만 지분과 임원직을 주고 한국 노동자는 외면한다는 비판 또는 볼멘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네요^^;


미국 언론은 대기업 종업원들에게 소유권과 이사회 선임권을 부여하자는 샌더스의 정책을 일방적으로 비판하지만은 않습니다. 보수 언론으로 이름난 <워싱턴 포스트>의 2019년 5월29일자 관련 뉴스를 한 번 인용할까요.

<워싱턴 포스트> 관련 기사 바로가기


샌더스 후보는 미국 경제의 극적인 권력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 ··· 그는 ‘우리가 추구하는 경제는 노동자들이 스스로를 기계의 톱니바퀴쯤으로 느끼지 않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단순한 투표의 기회가 아니라 우리 삶을 스스로 통제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보수 언론으로 평가받는 <워싱턴 포스트>도 버니 샌더스 의원의 종업원 소유권과 경영 참여 공약에 대해 심도 깊게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이미지: 워싱턴 포스트


아울러 <워싱턴 포스트>는 뉴욕주에 있는 룻거스대학의 경제학자 블라시와 크루즈 두 교수의 입을 빌려 미국 경제의 심각한 빈부 격차를 지적합니다. 즉 “가장 부유한 미국인의 10%가 자본 소득의 97%를 가진다”는 것이죠. 이어서 코넬대에서 법과 금융을 가르치는 로버트 호켓 교수의 발언을 소개합니다.


“(샌더스와 엘리자베스 워런 등) 민주당 진보 후보들 사이에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다시 보는 경쟁이 이뤄지는 것 같습니다. 바로 노동자들의 자본가를 만들자는 아이디어인데 선거가 가까울수록 널리 알려질 것입니다(그러나 샌더스 의원이 후보를 사퇴했습니다^^;;).”


비록 보수 성향의 언론으로서 반론을 소개하기도 하지만 <워싱턴 포스트>가 색안경만 끼고 샌더스 정책을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다음을 보실까요.


종업원 소유기업을 늘리자는 구상은 어느 정도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팻 로버트와 톰 틸리스 같은 일단의 공화당 의원은 종업원 소유회사를 활성화하기 위한 법안을 추진했다. 2018년 의회는 연방 중소기업청이 노동자 협동조합과 종업원 소유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도록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한 이 신문은 학자들의 연구를 근거로 “종업원 소유기업의 노동자들은 인종 및 성 차별 완화, 더 많은 저축액과 재산 보유, 퇴직금과 복지 혜택을 경험한다”며 “종업원 소유기업은 숫자상으로 줄었지만(약 7000개. 활발한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우는 중^^) 매출과 고용이 2%씩 늘어났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 경제지 <포춘>도 샌더스 의원의 종업원 자사 지분 소유 및 경영참여 정책을 비중 있게 다루었습니다. 이미지: <포춘>


샌더스 의원은 대통령 경선에서 물러났지만 언론의 보도를 통해 바라본 그의 기업 정책은 앞으로도 주목할 만합니다. 샌더스의 지지자와 후계 정치인, 관련 전문가와 학자, 단체, 무엇보다 종업원 소유기업과 종업원 소유주들이 꾸준히 정치와 사회와 경제 영역에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죠.


우리나라도 우리사주조합과 노동자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종업원들의 지분 또는 기업 소유가 일부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반이 있으니 언젠가 <워싱턴 포스트>의 지적대로 “경제 권력의 극적인 이양이라는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


※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줄었습니다. 우리 모두 조금만 더 힘을 내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위생에 힘썼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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