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직원들이 받은 수백억 원짜리 회사, 위기에 몰리다

(협)소통^^ 2020. 1. 22. 13:05

직원들이 받은 수백억 원짜리 회사, 위기에 몰리다


현재 미국에서 수천 개에 달한다고 추산되는 종업원 소유기업(100% 지분 소유는 아니라 해도)은 생산성이나 직원 소득 면에서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습니다. 학계에서도 그 효과를 인정하고 있죠. 그러나 직원들이 소유했다고 해서 회사가 저절로 잘 되는 것도 아니고 간혹 도산하거나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기도 하죠.


“여긴 내 회사예요!” 종업원 소유주의 당당한 포즈^^ 출처: MEC 누리집 https://www.mecinc.com/


메이빌 엔지니어링 회사(Mayville Engineering Company), MEC라고도 하는 제조업체는 특수 부품과 공구, 기계 관련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미국 회사입니다. 1945년 작은 기계공장으로 시작한 MEC는 1985년 창립자가 은퇴하면서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 즉 ESOP(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을 실시했죠.


그 결과 직원들에게 지분을 매각한 창립자는 막대한 세제 혜택을, 종업원들은 회사를 받았습니다. 종업원들의 인수 자금은 은행 대출을 받아 기업 이윤으로 갚아나갔죠(이 부분에도 기업에 세제 혜택이 주어집니다). 창립자 부부가 죽은 뒤, 수천만 달러(우리 돈으로 수백억 원. 물론 전부가 회사를 판 대금은 아니겠지만^^)에 달하는 그들의 재산은 동물보호 단체에 기부되었다고 하는군요.


창업자 부부의 고귀한 뜻만큼(종업원들이 회사를 그냥 받은 건 아니지만, 창업자 측이 직원들 말고 다른 기업에 회사를 팔았다면 훨씬 더 많은 금액을 받았을 겁니다^^) 회사도 해피엔드로 끝나면 좋겠는데 세상 일이 항상 좋게 흘러가진 않죠. 100% 종업원 소유 기업이 된 지 20년쯤 지난 2000년대 중반에 MEC는 위기를 맞았습니다.


원인으로는 경기 침체를 꼽지만 MEC 자체도 문제를 안고 있었죠. 뭔가 회사가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할까요. 계약기간에 제품을 납품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품질도 떨어져갔습니다. 주요 고객이 떠나면서 생산라인이 타격을 받았죠. 급기야 회사는 3000만 달러 가까운 손실을 기록했습니다.


반전이 필요할 때 밥 캄푸스라는 경영자가 입사했습니다. 사실 캄푸스 신임 CEO는 종업원 소유문화에 관심이 많았고, MEC 회사와 직원들, 심지어 지역사회에 대해서도(MEC는 지역사회를 적극 지원합니다. 이유는 아래쪽에^^) 가족적인 분위기에 친근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밥 캄푸스 대표는 위스콘신 지역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재직하기도 했습니다 .종업원 소유기업의 CEO가 지역 기업 모임의 대표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죠^^ 출처: 위스콘신 지역상공회의소 소식지 <Wisconsin Business Voice> 2016년 1월호 표지 일부


캄푸스 대표와 직원들은 심기일전을 했죠. 내부적으로는 수익성이 낮은 제품군의 생산을 줄이고 판매와 견적 프로세스를 표준화하고 품질과 납품율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오늘날 MEC는 납기 내에 99% 이상의 납품율을 기록합니다).


두 번째로는 제품에 대해 작업과정을 혁신하고 패키지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내부 직원끼리는 물론 고객과의 소통도 늘린 것입니다. 심지어 제품 개발이나 판매 후에도 고객들에게 피드백을 받고 함께 업무를 논의하기도 했죠. 관계자의 말을 들어볼까요.


“핵심은 고객들의 업무를 편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많은 회사들이 빠르게 도산하고 있던 2009년에 우리 회사는 고객들의 지원을 통해 다시 반등에 성공했어요. 2009년과 2010년 매출이 각각 10%와 24%씩 증가했습니다.”


종업원 소유자들의 동기를 일깨우는 내부 소통, 고객들과 현장에서 업무를 함께 의논하는 외부 소통을 통해 MEC는 위기에서 벗어났습니다(소통이야말로 종업원 소유문화의 핵심이기도 하죠^^ 물론 무늬만 종업원 소유인 경우도 있습니다만^^;).


이후 MEC는 10년 동안 연평균 20%에 가까운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회사 주식 가치는 다섯 배가 늘었죠. 1000명에 불과하던 종업원의 숫자는 3000명 이상으로 불어났습니다.


종업원 소유주들 간의 내부 소통, 고객과 함께 호흡하는 외부 소통을 통해 MEC는 급격한 매출 신장을 이룹니다. 출처: MEC 누리집


회사가 입지해 있고 종업원들이 살고 있는 터전인 지역사회에도 MEC는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이게 이유^). 제조분야의 취업 기회를 촉진하기 위해 대학을 비롯한 각급학교와 함께 지속적인 개발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죠. 정기적으로 지역 학교, 운동 및 예술 클럽, 소방관, 의료단체, 기타 MEC 직원들이 속한 여러 단체에 자선 기부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MEC가 직원들을 모집하면서 밝힌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자랑하고 싶지는 않지만 우리는 9년 연속으로 미국에서 유수한 엔지니어링 제조업체가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MEC의 3000명이 넘는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고 헌신한 덕분이죠. 우리가 주주라고 했나요? 네! MEC는 직원 소유의 회사이며, 우리가 자리하고 있는 지역 사회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회사가 당신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당신에게 감사하고, 당신을 주인으로 대하기 바랍니까? MEC가 당신을 필요로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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