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로펌들이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바뀐다고?
“성장 규모를 고려한 우리 이사진은
지속적으로 사업을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지배구조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종업원 소유의 사업체가 되고
이사회의 폭과 범위가 넓어지면서
우리 로펌은 미래를 대비하게 되었습니다.”
2022년 초에 고용 변호사 20명,
일반 직원 230명을 거느린
영국 로펌 아이슨 해리슨(Ison Harrison)은
100% 노동자 소유기업이 되었습니다.
종업원 지주제의 일종으로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소유권 신탁(EOT)을 도입한 결과죠.
참고로 미국에도 유사한 제도로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가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 법률회사가
최근 영국에서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변호사가 소유주일 수밖에 없는
우리나라와는 큰 차이가 있네요.
우선 아이슨 해리슨의 전무이사인
조나단 웨어링 변호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죠.
“우리 이사진은 기업 승계를 고민하면서
전통적인 매각이나 인수합병도 고려했어요.
다만 은행과 부채 문제가 있었습니다.
또 기업 문화의 혁신도 염두에 두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노동자 인수가
가장 입맛에 맞는 옵션이었어요.”
1978년 설립한 아이슨 해리슨은
16개의 사무소를 운영 중이며
2021년 매출은 약 1600만 파운드,
약 260억 원에 달했습니다.
EOT 도입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한 푼도 낼 필요가 없으며
회사가 은행 대출 등을 통해
매입금을 부담하죠.
상환 기간은 10년이라고 합니다.
웨어링 전무의 말을 계속 들어봅니다.
“종업원들은 회사의 미래에
지금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칠 겁니다.
비즈니스가 지속적으로 성공하면
모두들 재정적 이익을 얻게 되니까요.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영역에서
고객들에게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것입니다.”
이런 말도 합니다.
“우리는 종업원 소유권을 통해
모든 구성원을 참여시키고 이익을 보상합니다.
지역의 인재를 끌어 모으고,
경쟁적인 시장에서
진정한 차별성을 보여줄 거예요.
아마 2022년 말이 되기 전에
종업원 소유주들에게
중간 배당을 하리라고 예상합니다.”
영국에서 EOT에 지분을 매각하는
기존 주주는 양도세 전액을 면제받습니다.
노동자 소유주는 연간 배당액 3600파운드,
약 600만원까지 소득세를 면제받죠.
이런 세제 혜택으로 영국에서는
최근 노동자 소유기업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영국의 제도적 장벽이 낮은 덕분인지
로펌에서도 EOT를 도입하는 사례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답니다.
핫지 존스&알렌이라는 회사는
(Hodge Jones & Allen)
2018년말 100%의 지분을 EOT에 매각하면서
노동자들이 완전히 소유한
최초의 영국 로펌이 되었습니다.
이후 EOT가 전부 또는
일부의 지분을 지닌 법률회사가
많지는 않으나 꾸준히 나오고 있죠.
웨어링 전무는
기업 문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우리는 EOT를 통해
5명의 신임 이사를 선임할 계획입니다.
종업원들이 주식을 매입할
여력이 있는지가 아니라,
적절한 인재인지가 더 중요하거든요
(전체 회사 지분 중에서
EOT가 부채를 갚은 부분만
노동자 개인 주식으로 차차 이전됨).”
웨어링 변호사는 구성원들에게
일부가 아니라 전체 지분을
매각한 이유를 다시 강조합니다.
“다른 목적이 아니라
단순하고 순수한 결정이었습니다
(사실 세제 혜택도 매력적입니다만^^;).
우리 로펌은 급속하게 성장 중이에요.
어느 때보다 바쁜 요즘, EOT는 직원들에게
‘무언가’를 돌려주는 데 도움이 될 겁니다.
또 구성원들의 참여 수준도 높아질 거예요.”
영국의 EOT에서
양도세 면제는 너무 파격적인데,
세제 혜택은 중요하니까 일부 면제나
과세이연도 고려할 만하죠.
우리나라도 기업 승계 등에서
서로 윈윈(Win-Win)이 되는
종업원 소유권을 도입하는 상황이
빨리 오게 되기 바랍니다.
우리사주제 같은 제도의 개선과
확대도 반드시 필요하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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