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뉴욕판 우버(Uber)’ 창업자는 “내 지분 없어요”

(협)소통^^ 2022. 2. 10. 13:00

‘뉴욕판 우버(Uber)’ 창업자는 “내 지분 없어요”

 

“시장에서 다양하게 존재하는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만족해야

비즈니스가 원활하게 작동합니다.

우버(Uber)의 경우 승객에게만 신경 쓰고

운전자들은 극도로 착취해요.

사실 우버는 승객도 아니라

외부 투자자들에게 신경을 쓰죠.”

 

2020년 5월 미국 뉴욕에서 시작한

‘운전자 협동조합’(The Drivers Cooperative),

즉 드라이버쿱은

미국 최초로 운전자들이 주인인

승차 공유 플랫폼 협동조합입니다.

승차 공유 플랫폼 하면

우버가 먼저 떠오르는데,

현재 드라이버쿱은

4000명의 운전기사가 일하는

미국 최대의 노동자 협동조합이랍니다.

 

 “운전기사들이 우리 회사를 운전합니다.” 미국 최초의 승차공유 플랫폼 노동자 협동조합인 드라이버쿱(The Drivers Cooperative) 누리집 대문.  https://drivers.coop/

 

공동 창업자인 에릭 포먼 씨는

오랫동안 노동운동에 헌신했다고 하는데

어째서 이런 협동조합을 만들었을까요.

 

“원래 15년 동안 패스트푸드점 등

여러 회사에서 노동운동을 했고

해고도 많이 당했어요.

배운 게 많지만 뜻대로 되진 않았어요.

휴식 차 미국의 여러 주를 여행하면서

노동조합 설립과 교육을 돕다가

뉴욕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포먼 씨가 깨달은 것이 있답니다.

 

“노동조합은 중요하지만 ‘내 식당,

내 학교를 차리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어요.

많은 직장인은 자신이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곳(일터)을

소유하고 싶어 합니다.

저는 고용주들과 싸우는 것만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창조해서

사회를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즉 노동자 소유권입니다.”

 

노동자들의 새로운 역량 강화를 위해

드라이버쿱을 만들었다고 하는데

특징은 무엇일까요.

 

“드라이버쿱은 협동조합인 만큼

매우 노동자 중심적인 조직입니다.

회사의 모든 주요 의사결정에

(지분 소유주인) 운전기사들이 참여해요.

종업원들은 회사의 이익을 공유하고

이사회에 대표권을 지니고 있어요.

우리는 최대한 많은 운전기사들에게

공평하게 분배할 계획입니다.”

 

“협동적으로 사업을 확장합시다. 뉴욕 시민에 의해 뉴욕 시민을 위해 구축된 플랫폼.” 드라이버쿱의 앱을 다운받은 승객 회원은 4만 명이라고 합니다. 이미지: 드라이버쿱 누리집

 

우버처럼 일반적인 스타트업에서는

대부분 창업자가 소유권을 보유하지만,

포먼 씨는 운전으로 생계를 꾸리지 않아

자기 지분 하나(a share) 없다고 합니다.

이처럼 많은 노력을 통해 드라이버쿱은

지배구조를 정립하게 되었습니다.

이사회는 운전기사, 일반 직원,

제3의 관점을 제공하는

외부 고문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참 또 하나.

 

“기사들이 직접 선출하는

‘운전자 이사회(Driver Board)’가 있어요.

고객 불만처럼 매일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룹니다.

동년배 배심위원들이 판단을 내리죠.

이런 제도는

노동자들을 알고리즘 구조에 묶어두는

우버 시스템과 정말 다릅니다.”

 

주력 시장은 뉴욕이지만

다른 지역에서도 ‘언제 오느냐’는 문의가

자주 온다고 합니다.

운전기사뿐 아니라 택시회사와도

제휴할 방법을 찾고 있답니다.

흥미롭게도 협동조합 운동이 발달한

이탈리아 볼로냐 지방에서도

한 택시 협동조합이 드라이버쿱과

업무 제휴를 시작했다고 하네요.

참, 자본금은 어떻게 마련했을까요.

 

“자금 조달은 극단적인 투쟁이었어요.

실제로 투자를 받을 때까지

1년이 걸렸습니다.

공유자본(Shared Capital) 협동조합이라는

신용 협동조합이 가장 큰 투자자였고,

여러 사회공헌 투자자들이 힘을 보탰어요.

크라우드 펀딩으로도

100만 달러 이상을 모았습니다.”

 

자금 문제가 해결되면서 드라이버쿱은

우버와 뚜렷이 다른 길을 걸어갑니다.

 

“우버 운전자들은 사업자이기 때문에

우버에 수수료를 뗀 뒤에도

모든 기타 비용을 지출해야 합니다.

대부분 신용도가 낮은 뉴욕시 운전자들은

관련 대출에 연리 20%를 부담합니다.

2만5000달러짜리 토요타 캠리를 모는

우버 운전자는 비용으로만

7만5000달러를 지출해야 해요.”

 

“협동조합 승객들”(Coop Riders. 아마도^^)이라고 쓴 팻말을 들고 있는 드라이버쿱의 노동자 소유주들. 이미지: 노동자 소유권을 지지하는 미국 시민단체 50by50

 

그렇다면 드라이버쿱의

노동자 소유주 운전기사들은 어떨까요.

 

“우리는 신용 협동조합과 연계한 덕분에

약탈적 대출을 피할 수 있어요.

드라이버쿱의 한 외국인 운전기사는

자동차에 들이는 비용이

매달 1900달러에서 500달러로 줄었습니다.

고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결혼할 수 있겠죠.

인생이 바뀌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한국에서도 플랫폼 기업에

노동자 협동조합 시스템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역시 제도 개선과

금융 지원이 더 잘 이뤄져서

일하는 사람들이

‘삶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진정한 인생을 즐기게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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