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평등 줄이고 성장률 높이는 기업 정책이 있다
2015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컨베이어 시스템을 생산하는 엔지니어링 기업 ‘NCC 오토메이션’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회사의 소유주이자 CEO이기도 한 케빈 모거(Kevin Mauger) 대표가 직원들을 모아놓고 깜짝 발표를 한 것입니다.
발표 내용은 회사 지분의 42%를 종업원들에게 나눠주겠다는 것이었죠.
종업원들과 회사 지분을 나누겠다고 깜짝 발표하는 케빈 모거 CEO. 출처: 종업원들의 기업 소유를 지원하는 시민단체 50by50 누리집
아래 화면에도 나오지만 뜻밖의 선언을 들은 종업원들은 어리둥절해서 박수를 쳤고 CEO와 서로 부둥켜안거나, 그중에는 눈물을 흘리는 직원도 있었습니다. 이후에도, 어쩌면 그 덕분에 NCC 오토메이션의 실적, 즉 성장률은 확 늘어났다고 합니다.
깜짝 발표 유튜브 영상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29&v=uwJEiqtti8E
이런 종업원 기업 인수를 지원하는 단체 중 하나가 NCC 오토메이션이 소재한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활동 중인 펜실베이니아 직원 소유권 센터(PaCEO)입니다. PaCEO의 대표인 케빈 맥필립스(Kevin McPhillips)의 말을 들어볼까요.
“제가 부임할 무렵, 펜실베이니아 주 상공회의소 임원 회의에 참석한 적이 있어요. 그 자리에서 간부들에게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ESOP: 이솝)가 무엇인지 물어보았습니다. 단 한 사람만 제대로 답하더군요. 비즈니스 리더들도 ESOP에 대해 아는 게 없었던 겁니다.”
펜실베이니아 종업원 소유권 센터 누리집. 은퇴가 임박하여 폐업을 앞둔 창업자들에게 “직원 소유권을 통해 당신의 유산인 기업을 보존하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 직원 소유권 센터, 즉 PaCEO는 직원 소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2016년 초에 설립되었습니다. 이 센터는 일반 회사를 종업원 소유 기업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다양한 컨설팅을 제공하고, 그 외에도 기업 경영진, 주 정부 등 지역정부, 각 지역기관과 단체에 강의와 홍보 활동을 벌이며, 대중들과도 활발하게 교류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인지 PaCEO 설립 첫해에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예년보다 많은 20개의 기업이 노동자 소유 회사로 전환했다고 하는군요.
특히 PaCEO의 맥필립스 대표는 경영진도 종업원 소유에 우호적이라고 밝힙니다.
“저는 지역상공회의소에서 25회 정도 프레젠테이션을 했습니다. 경영진은 직원들이 자기 돈으로 회사 지분을 사지 않아도 되며, 기업 측도 종업원 출연분에 감세 혜택을 받는다는 설명을 듣고서 깊은 인상을 받아요. 특히 회사 입장에서는 세액 공제분을 재투자해 꾸준히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ESOP을 통해 종업원들은 기업 이윤으로 자기 지분에 해당하는 액수를 갚아나가고, 회사는 해당 부분에 세제 혜택을 받습니다).”
주 정부 측도 PaCEO의 활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면서 지역 경제 개발 지도자들에게 이 단체를 계속 소개하고 있다고 하는군요. 맥필립스 대표는 PaCEO보다 오히려 주 정부 지도자들이 종업원 소유의 혜택을 보는 거라고 주장합니다.
“종업원 소유권은 불평등을 줄이는 데 검증된 전략입니다. 노동자들이 정부 프로그램에 의존하기보다 스스로의 재능을 활용해 진정한 사회 정의를 만들어 내니까요.”
이 같은 취지 때문인지, PaCEO에는 60여명에 달하는 자원봉사자가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 연구기관과 대학 법인, 법률가, 회계사 같은 전문가도 결합하고 있죠. 무엇보다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문의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한 부두맥주의 구성원들. 회사가 운영하는 주점(Bub)도 여섯 개를 더 늘렸다고 합니다^^ 출처: 50by50 누리집
이런 회사 중에 펜실베이니아 주 메이드빌이라는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부두맥주(Voodoo Brewery)가 있습니다. 2016년 부두맥주는 ESOP를 도입해 종업원들에게 자사 지분을 분배했죠. 그 결과 지금까지 부두맥주의 가치는 네 배로 치솟았다고 합니다. 종업원의 숫자는 10여 명에서 100여 명으로 늘어났고요. 부두맥주의 간부는 “직원 소유자들이 아니었다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고 증언합니다. 일반 직원과 소유주인 직원의 사고방식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죠.
종업원 소유제도가 노사 양측에 도움을 주고(‘노=사’가 되기도 합니다만^^), 그 덕분에 노동자들이 자립하는 기반을 얻고, 시민단체와 학계와 전문가와 자원봉사자들이 결합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고요. PaCEO와 종업원 소유기업에 관계된 이들의 미래가 계속 밝기를 기대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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