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을 해고해야 할 때, 동료들의 선택은?
경기 침체가 닥치자 청소업체 팀웍스(TeamWorks)에도 선택의 시간이 찾아왔습니다.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에서 활동하는 팀웍스에는 주로 남미계 이민자로 구성된 수십 명의 아주머니들이 소유주이자 직원으로서 일하고 있었죠. 결론은 위기 상황에서 회사를 유지하려면 아무리 협동조합이라도 일정한 희생이 필요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희생이란 곧 동료들의 해고를 뜻했죠(왜, 저성과자라든가, 나이 들었다거나 등--;).
청소 노동자 협동조합 팀웍스 누리집( https://www.teamworks.coop/ ) 누리집 대문에 있는 문구는 이 글 맨 아래에 소개해 놓았습니다^^
물론 조금씩 급여를 줄이는 방법 등으로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는 방법도 있습니다만··· 말처럼 쉬운 방법은 아니죠(아이 교육비가 필요해요ㅜㅜ 담보대출도 다 못 갚았는데ㅠㅠ 등등--;;).
2006년부터 팀웍스와 창립 멤버로 함께한 협동조합 활동가 데이비드 무어 씨는 직원들의 움직임을 우려 섞인 눈으로 지켜보았습니다. 그 역시 실업과 해고가 개인과 사회에 미치는 여파를 잘 알고 있었죠. 2001년 시카고에서 겪은 경험 때문입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큰 캔디공장이 있었어요. 여기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모두 블루칼라였지만 보수와 대우가 후했죠. 해고 통지는 공장이 문을 닫기 불과 한 달 전에 이뤄졌습니다. 1100명의 노동자가 직장을 잃었고 지역사회 역시 파괴적인 피해를 입었죠. 스위스 취리히에 있는 본사가 공장을 없앨 때, 일터에 전 생애를 바친 노동자들은 아무 발언권도 갖지 못했어요.”
무어 씨는 사회단체들과 함께 해고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이길 수 없는 싸움’에 불과했습니다. 그 뒤 그는 노동자와 소유자가 일치하는 기업을 만들기로 결심했고, 샌프란시스코 인근에서 협동조합 설립에 힘썼죠.
팀웍스 노동자이자 소유주인 아주머니들.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며 이렇게 웃기까지 여러 어려움을 극복했다고 합니다.
노동자 협동조합 팀웍스는 그렇게 탄생했습니다. 구성원들은 주로 원래부터 청소 일을 하던 히스페닉계 이민 여성들이었죠. 사업 경험이 전혀 없던 무어 씨 또한 기업 운영, 그다지 익숙하지 않은 스페인어, 무엇보다 청소 업무를 배워야 했습니다.
“저는 조합원들과 함께 일하면서 청소도구들을 다루고 여러 집과 건물을 청소하면서 신뢰를 쌓아갔습니다. 조합원들과 저는 회사를 어떻게 운영하고 회계와 마케팅을 어떻게 처리하고 갈등을 어떻게 풀어가는지 배워나갔죠. 우리가 우리 사업을 소유하고 운영하면서 일상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익숙해져야 했습니다.”
그러나 고민은 전혀 다른 데 있었죠.
“협동조합은 민주성이 필요하지만, 우리 조합원들은 민주적인 기업 문화를 경험한 적이 없었어요. 특히 여성 이민자로서 그들은 평생 사회에서 소외되었고 스트레스와 트라우마와 내재화된 억압에 시달렸어요. 그런 사람들이 기술과 경험을 쌓아 자신감을 얻는 데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다만 여기서는 개인적이면서 전문적인 성장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죠.”
조합원들은 정기 워크숍을 통해 업무 태도, 효과적인 소통 능력, 컴퓨터 기술, 금융까지 다양한 주제를 배웁니다. 공부는 계속되어야 한다!^^
2009년 경제 위기로 팀웍스 협동조합의 팀워크를 시험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수십 명의 조합원들은 두 가지 선택 대안을 투표에 부쳤습니다. 하나는 일부 인원의 해고, 하나는 전원 임금 삭감이었죠. 무어 씨가 밝힌 결과는요?
“아무도 해고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조합원들은 임금을 각자 15%씩 감봉하는 결정을 내렸어요. 모두가 고통을 분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끝으로 팀웍스 누리집 대문에 한 고객이 올렸다는 글을 소개드립니다.
"7년 동안 내게 팀웍스 협동조합은 참 놀라웠어요. 직원들은 늘 제시간에 도착했고, 집을 아주 잘 청소해 주었습니다. 단 한 가지도 문제가 없었네요."
종업원이자 소유자인 조합원 모두가 함께 힘든 시간을 이겨낸 덕분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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