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벨리, 애견 센터 때문에 난리 났다!
“몇 달 후 애견 돌봄 센터가 문을 닫습니다ㅜㅜ
그동안 감사드리고,
남은 서비스는 환불을 해드릴 예정이에요.”
2019년 봄, 어느 고급 애견 돌봄 센터가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센터는 IT기술의 중심지인
실리콘벨리 근처 도시에 있어서
고소득 애견 직장인들의 사랑을
듬뿍 받던 곳이었죠.
700평에 달하는 애견 센터는 스파룸^^;
두 개의 수영장, 큰 놀이공간 등
최신 시설로 들어차 있었습니다.
50명이나 되는 관리인들은 후한 대우를 받으며
헌신적으로 고객들의 강아지를 돌봤죠.
직원들은 큰 공황 상태에 빠졌습니다.
교대시간이 될 때까지 일하는 내내
개들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관리인은
“스트레스도 없고 내 스스로도 치유가 된다”며
떠나고 싶어 하지 않았죠.
대학생인 직원은 “정말 무서웠다.
학비 외에 여러 청구서를 해결해야 하는데
막막했다”고 회상했습니다.
누군가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죠.
그만한 애견 센터를 구하지 못한
고객들도 슬픔에 빠졌습니다.
어떤 고객은 자신의 개가 다리를 다쳤을 때
직원들이 얼마나 큰 도움을 줬는지 기억했죠.
다른 고객은 평안한 침대, 담요,
개와의 놀이로 가득한 이곳을 그리워합니다.
“우리 실키테리어(오스트레일리아 견종) 딜런은
올해 18세인데다 보지도 듣지도 못해요.
딜런은 애견 센터에서
다른 개들과 함께 몸을 비비고 잔답니다.
우리 아이가 이렇게 오래 산 이유는
센터에 있는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었기 때문 아닐까요.
이제 서로 헤어져야 할 테니
저도 괴롭고 불안해요.”
센터 직원들과의 특별한 유대감이
고객들을 더욱 붙잡았습니다.
센터 소유주의 방침에 따라 직원들은
크기 나이 기질에 따라
개를 여러 놀이 그룹으로 구분해서
함께 놀고 관리합니다.
“직원들이 사랑과 관심으로 개를 보살핀다”고
고객들도 인정할 정도죠.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몇몇 고객이 먼저 나섰습니다.
직원들도 “떠나고 싶지 않다”며 호응했죠.
고객과 직원들은
애견 돌봄 노동자 협동조합을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들은 모금 운동을 시작했죠.
센터 소유주는
약 700만 달러에 센터를 내놓았습니다.
본인이 나이가 들어 일하기가 어려운데다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원래부터 마음이 열려 있는 소유주는
협동조합 건설 움직임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제가 센터 부지를 내놓자
여러 제안이 들어왔어요.
그런데 협동조합이 세워진다는 소식을 듣고
생각이 좀 달라졌죠.
낯선 사람에게 팔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센터에 헌신한 직원들이
협동조합에 관여하게 되었잖아요.“
6주만에 300만 달러가 모금되었습니다.
고객들은 새 협동조합이
최소 50%의 노동자 선출 이사진을 뽑고
투자 지분이 아니라 1인1표 원리에 따라
민주적으로 운영된다는 계획에 동의했습니다.
또 “가장 수익성 있는 투자가 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도 받아들였죠.
제안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다른 곳에 투자하면
더 큰 이익을 얻을 수 있겠죠.
고객들은 애견 협동조합이
애정으로 개를 돌보리라고 믿은 것입니다.
또 노동자들이 이익을 분배받고
발언권을 얻는다는 문제에도 찬성해주었어요.”
그리하여 2019년 7월에
도그 소셜 클럽 협동조합이 문을 열었습니다.
(The Dog Social Club Cooperative)
직원과 고객과 소유주(센터를 임대^^)와
여러 지원단체가 모여 이룩한 성과였습니다.
동화 같은 결말이 기다리고 있으면 좋겠지만
다음 해에 생각지도 못한 시련이 닥쳤습니다.
바로 코로나19가 미국 전역에 퍼진 것이었죠.
필수 시설이 아닌 애견 협동조합은
주지사 명령에 따라 즉각 폐쇄해야 했죠.
이야기가 너무 길어졌으니,
그 뒤의 사연은 죄송하지만
다음 편에서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ㅡㅡ; ∞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blog.daum.net/ecodemo-sotong
문 의: sotong2012@hanmail.net
'소통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넓은 축구장 잔디밭에 “모두 힘내요!” 문구가? (0) | 2020.08.20 |
---|---|
코로나 위기, 개들은 누가 돌보나요 (0) | 2020.07.27 |
“미국인 여러분, 제발 마스크를 써주세요!” (0) | 2020.07.20 |
5월, 나무들이 알려주는 생활 속 거리두기 (0) | 2020.05.04 |
Her-스토리, 청소 노동자에서 임원으로 (0) | 2020.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