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트럭 운전사에게 “당신은 부자!”
얼마 전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행사에 초대된 트럭 운전사에게 축하의 말을 건넸습니다.
“당신은 부자, 부자요!(Rich, Rich!)”
억만장자로 널리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은 왜 평범한 트럭 운전사를 부자라고 불렀을까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물류를 담당하는 빅G익스프레스의 트럭 운전사 스티븐 리처드슨 씨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기념품을 받고 있습니다. 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캡처(관련 영상은 51분 13초부터 시작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3079&v=ff6XHUk_Qno&feature=emb_title
미국에서도 코로나19가 큰 피해를 가져오는 가운데 의료진 외에도 수많은 인력이 전염병과 싸우고 있습니다. 경제의 동맥처럼 물류와 운송을 책임지는 트럭 운송업계도 그중 일부입니다.
지난 4월16일 트럼프 대통령은 몇몇 해운·트럭업체 노동자들을 초대했고 현장 일꾼들의 발언도 들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셧다운 상황에서 트럭 운전사들이 경제의 생명줄을 이루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고 한 사람을 소개했죠.
“(운송업체인) 빅G 익스프레스(Big G Express)의 스티븐 리처드슨 같은 기사들이 우리 국민을 구하고 있습니다.”
곧 스티븐 리처드슨으로 불리는 50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이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해 마이크 앞에 섰습니다. 언론과 방송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경력을 소개하기 시작했죠.
“저는 30년 동안 운수업에 종사했습니다. 빅G에서 일한 지는 19년이 되었어요. 우리 회사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를 운영 중입니다. 노동자들이 회사를 소유하고 있죠. 저는 그런 조직의 일원이라는 점이 자랑스럽습니다.”
여기에서 뜻밖의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도중에 끼어들어 리처드슨 씨에게 한 마디를 던진 것이죠.
“Rich, Rich!(부자네, 부자야!)”
트럼프 대통령이 “부자로군, 부자!”하고 말하자 종업원 소유주임을 밝힌 리처드슨 씨는 “Thank You, Sir”라고 답하며 함께 웃었습니다. 근데, 트럼프 그룹도 종업원 소유제를 도입해 직원들과 함께 부자가 되실 생각은 없는지^^; 이미지: 유튜브 동영상 캡처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부유함에는 비기지 못하겠지만^^;; 종업원 소유기업에는 임원이나 간부도 아닌 평사원으로서 은퇴할 때 몇 억 원의 자기 지분을 보상받는 일이 드물지 않습니다. 주인인 종업원들이 벌어들인 돈을 스스로 보상받기 때문이죠.
1995년 설립된 빅G 익스프레스는 2009년 100% 종업원 소유기업이 되었습니다. 이 회사에서 15년째 근무한 종업원의 자사주 계좌에는 약 13만 달러, 우리 돈 1억6000만원 정도가 있죠(자사주는 근무연수가 많을수록 더 많이 지급되며, 보통 퇴직할 때 인출합니다. 아, 퇴직금은 별도 지급됩니다^^).
빅G에서 20년 가까이 일했고 앞으로도 업무에 종사할 리처드슨 씨는 자사주 보상금과 퇴직금이 몇 억 원에 달하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회사 측에서 밝히다시피 “자기 돈은 한 푼도 들이지 않은 금액”입니다.
회사 누리집에 나온 3년간 종업원 소유주들의 지분 평가액 변화. 2018년 기준으로 입사 6년차에 약 3만7000달러, 8년차에 약 7만9000달러, 15년차에 약 13만 달러가 적립됩니다. 20~30년쯤 일하면 얼마가 쌓일까요?^^ 출처: 빅G 익스프레스 누리집
https://www.biggexpress.com/our-company/employee-ownership-2
500만 킬로미터 무사고 운전 경력을 자랑하는 리처드슨 씨는 단순히 회사를 자랑하는 데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양조업체인 잭 다니엘이 위스키 생산 공장에서 술 대신 손 세정제를 만든다며 찬사를 보냈죠. 리처드슨 씨는 위스키 대신 손 세정제가 담긴 통을 끊임없이 운반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덧붙이죠.
“백악관 잔디밭에서 서 있는 것만으로 가슴이 따뜻합니다. 전국에 있는 350만 트럭 운전사들은 이런 명예와 존경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 나 개인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그런 일을 하고 있죠. 정비사들, 기술자들, 그리고 우리를 계속 움직이게 하는 모든 분들이 인정받아야 합니다.”
참으로 부유하고 넉넉한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코로나19와 싸워 이기기 위해 물건을 만들고 나르는 분들, 사람을 돌보고 보듬는 분들, 더불어 이 위기가 끝나기를 바라는 모든 분들에게 명예와 존경과 보람이 돌아가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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