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정리해고에 앞서 최선 다할 것” 약속하니···

(협)소통^^ 2020. 3. 19. 12:58

“정리해고에 앞서 최선 다할 것” 약속하니···


“회사가 어려워지자 저는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종업원들 앞에 섰습니다. 정리해고에 앞서서 몇 가지 단계를 밟겠다고 약속했어요. 첫째는 신규 채용 중지, 둘째 급여 동결, 셋째 임금 삭감입니다. 저는 그래도 안 되면 해고를 고려하되, 매주 우리 회사가 어떤 단계에 도달했는지 종업원들에게 공개하겠다고 선언했죠.”


종업원 200여 명이 회사 지분 100%를 소유한 미국의 원예기업 가드너 서플라이(Gardener's Supply)에서 재직 중인 신디 터콧 COO가 회상했습니다.


가드너 서플라이의 종업원 소유주들은 독특한 기업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출처: 가드너 서플라이 누리집


종업원 소유기업이라 해도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위기를 맞을 때가 있죠. 다만 해고와 도산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방식은 매우 독특합니다. 가드너 서플라이를 통해 종업원 소유기업이 가지는 특유의 기업문화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우선 신디 터콧 COO가 왜 위와 같은 선언을 했는지부터 들어볼까요.


“동료들이 일자리를 잃을까 두려워해서는 안 되잖아요. 아무도 자신이 해고되는 상황을 바라지 않아요. 우리 목표는 어떤 직원이든 회사가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 알도록 상황을 공개하는 거예요. 그러면 직원들은 ‘내가 뭘 해야 하지? 어떻게든 힘이 될 수 없을까?’ 하고 나올 겁니다.”


어려움에 처한 회사의 상황을 솔직하게 드러낸 결과는 어땠을까요. 직원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노력했고, 회사는 한 해에 40만 달러(우리 돈 약 5억 원)를 절약했다고 합니다. 연 매출이 6000만 달러쯤 되는 회사로선 40만 달러도 적지 않은 금액이죠. 해고도 할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직원들끼리 파이 만들고 축제에 참여하고··· 뭔가 희한한 회사 같지 않나요?^^ 출처: 가드너 서플라이


가드너 서플라이는 재무성과를 투명하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공개합니다. 재무 보고서 공개 외에도 매년 기업 가치를 발표하기 전에 ‘회사 주가 맞추기 대회’를 진행하죠. 회사의 가장 큰 비용 스무 가지를 맞추는 퀴즈 행사도 엽니다. 자연히 이 행사는 비용 절감 방안을 찾는 회의로 이어진다고 합니다.


이 회사에는 운영위원회가 존재해서 경영진과 종업원 사이의 소통을 매개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매달 위원회가 발행하는 소식지를 통해 종업원 소유제도와 회사 실적 등에 관한 정보를 얻습니다. 갈등이 생길 경우 위원회는 중재자 역할도 한답니다. 한 종업원 위원의 말을 들어볼가요.


사무실 직원과 창고 관리자 사이에 심각한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사무실과 창고 사이에는 커다란 강이 흐르고 있다는 점도 문제를 키웠죠. 정말 괴로웠어요. 저는 두 부서의 갈등을 완화하고 싶었지만 아무리 단결을 주장해도 소용없었습니다. 강물은 사무실과 창고가 아니라 동료 의식을 양편으로 가르며 흐르는 것 같았어요.”


긴 토론 끝에 한 운영위원이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서로 일터를 바꿔보면 어떨까? 상대방의 업무가 어떤지 상호 간에 체험해 보자는 제안이었습니다. 결국 고객 서비스 부서와 창고 관리부서의 직원들이 서로 업무를 바꿨습니다. 그 다음은?


“무더운 여름철이었죠. 업무를 바꾼 날은 일주일당 하루 이틀 정도였지만, 모든 이들은 긴 시간으로 느꼈어요. 직원들은 새 환경에서 하루 종일 고객을 접대하기도 하고, 문제가 무엇인지 듣기도 했어요. 꽤 괜찮은 방법이었습니다.”


가드너 서플라이가 자체 조성한 회사 농장. 직원들에게 분양도 합니다. 출처: 가드너 서플라이


아, 노동자 소유기업에서는 위기나 분쟁만이 아니라 일반 기업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꽤 재미있는 일도 일어난답니다. 다음은 신디 터콧 COO의 자랑^^


오늘은 사원들 모두 누군가가 보낸 이메일을 받았어요. 내용은 볼링 게임이나 한 판 하자는 거죠. 이미 오륙십 명이 참가 신청을 했어요. 제안자가 어떤 분인지 아세요? 고위 경영진이 아니라 그래픽 디자이너입니다. 직장 상사에게 거리낌 없이 게임 한 판 붙자고 하는 곳이 우리 회사랍니다. 저 역시 참여할 거예요.


※ 이번 이야기는 우리 (협)소통의 이동한·곽주원 조합원이 번역한 책으로, 미국의 종업원 소유기업을 다룬 도서 ‘에퀴티’(지식공작소)를 참고했습니다.


※ 코로나19, 우리 모두의 힘으로 극복할 것을 믿습니다. ∞


연락처: 02-3662-9737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blog.daum.net/ecodemo-sotong

문 의: sotong2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