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3만 소도시 기업, 매출 10억 달러 기록한 비결
미국 북서부 워싱턴주에는
풀먼이라는 작은 도시가 있습니다.
2019년 현재 인구는 3만4000명 남짓이죠.
경제나 산업 측면에서
그다지 매력이 있는 지역은 아닙니다.
약 40년 전, 이 시골 도시에서 7명으로 출발해
현재 약 6000명의 노동자가
연 매출 10억 달러(1조 3000억 원)를
올리는 회사가 있습니다.
비결이 뭘까요?
(Schweitzer Engineering Laboratories)
큰 규모치고는 특이한 회사입니다.
미 전역에 산재한 최고의 인재보다
지역주민을 채용하는 데 소홀하지 않죠.
풀먼 시 인구의 10%가
에너지 관련 엔지니어링 기업인
SEL 사에 다닌다고 합니다.
지역 대학인 워싱턴 주립대에서도
채용을 많이 합니다.
SEL에서는 뛰어난 경력이나 학업 없이도
훈련을 통해 성장할 수 있습니다.
사라 아라 씨는 10년이나 청소업에 종사하다가
퇴직금 한 푼 못 모으고 SEL에 들어왔습니다.
여러 교육훈련을 거치며
작업 효율을 개선하는 업무에 앞장섰죠.
성과를 인정받아 현재는
동료 작업자 20명을 감독하고 있습니다.
창업 10년 뒤인 1994년엔 큰 변화가 와요.
SEL 사는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 이솝)를 통해
노동자들이 30%의 지분을 인수했죠.
자금은 회사가 부담했고,
소유주인 에드 슈와이처 CEO도
매각대금의 전액 과세이연이라는
혜택을 받았습니다.
슈와이처 CEO의 말을 들어봅니다.
“나는 은퇴 이후를 고민했습니다.
기업 공개를 통해 회사를 상장시키는 방안,
M&A를 통해 전략적 구매자에게
지분을 넘기는 방안 등
모든 가능성을 고려했어요.
상장이나 M&A를 택했더라면
회사는 더 크겠지만 지역사회를 떠날 겁니다.”
2014년 연 매출이 6억 달러를 돌파했을 때
슈와이처 CEO는
나머지 지분 전체마저 ESOP에 넘겼습니다.
첫 ESOP 도입 시기인 1994년
133명이 일했던 SEL 사는
2021년 현재 6000명이 일하는
100% 노동자 소유기업으로 발돋움했습니다.
계속 들어볼까요.
“창업자로서 저는
SEL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소유 형태가 뭔지 생각했어요.
우리 제품은 매우 정밀하기 때문에
고용 유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ESOP을 통해 우리는 기업 유산을 보전하고
고객과 직원, 지역사회를 위해
안정적인 회사를 만들었어요.”
최근 은퇴한 슈와이처 창업자를 이은
다코스타 CEO가 설명합니다.
“ESOP 구조를 통해 우리는
일반 회사보다 더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해요.
높은 수준의 종업원 참여를 통해
새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구현합니다.
직원들은 수동적이지 않아요.
자동화율과 효율성이 높아져서
인력이 남아돌아도
빠르게 재배치할 수 있습니다.”
청소업 경력만 가지고 있던
사라 아라 팀장이 증언합니다.
“일의 존엄성은 우리의 가치 중 하나예요.
저는 생산성을 높이면서
작업을 가치 있고 더 보람 있게 만드는
여러 기술을 배웠습니다.
생산성이 향상되면 비즈니스도 성공하죠.”
고용 문제는 어떨까요.
“제 팀원은 회로 기판 테스트 공정을
효율적으로 만든 덕분에 승진했습니다.
덕분에 작업 처리량이 늘어났어요.
이렇듯 우리는 수작업을 줄이고
자동화 공정을 늘리고 있습니다.
효율성이 정리해고로 이어지지도 않죠.
SEL은 단 한 사람도 해고한 적이 없습니다.”
지역의 보통 사람 수천 명이
제도의 도움과 경영의 뒷받침으로
회사 소유주가 되고
최고의 시너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지역 경제 살리기 정책이나
가업 및 기업 승계 제도에도
충분히 활용할 만하지 않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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