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
지난번에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참여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기업 책임과 민주주의’(Corporate Accountability and Democracy) 성명을 발표했다고 소개드린 바 있습니다.
핵심 내용은 ▲일정 규모 이상의 대기업을 대상으로 매년 2% 이상씩 총 20%의 회사 지분을 자사 종업원에게 이전 ▲종업원이 이사회를 선출하는 민주적 소유기금이 지분 매입 및 관리 ▲해당 기업의 임원 중 45% 이상을 종업원이 선출 ▲종업원 소유 지원 금융기관 및 센터 설립 ▲그밖에 경제민주화와 조세 정의 확보를 위해 다양한 제도 도입 등입니다.
[ 기업 책임과 민주주의 성명을 발표하는 버니 샌더스 의원. 출처: 버니샌더스닷컴]
사실 성명의 내용은 경제민주주의 관점에서 대기업 정책을 다룬 것으로 샌더스 의원의 미국 경제에 대한 인식과 개혁 방안을 담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명에서 언급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나라와도 부합하는 부분이 있어서 좀 더 다룰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지난번에 적은 내용은 최대한 빼고 보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빈부격차와 양극화입니다. 다음 나오는 내용은 미국의 상황이지만 우리나라에 빗대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 감세 정책 이후 부유한 사람들은 더 부유해졌다. 반면에 미국 노동자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인플레이션 요인을 제외하면 46년 전보다 불과 1% 올랐다. 1982년 이후 (월마트 소유주인) 월튼 가문은 재산이 1만% 이상 증가했으나 미국 중산층의 자산은 당시보다 더 줄었다.”
샌더스 의원에 따르면 여기에는 주주 이익만을 기업의 최고 가치로 인식하는 주주 자본주의 이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몇 개 안 되는 자산 운용사와 수십 명의 펀드 매니저가 미국 경제와 기업의 주요 결정권을 가지고 있는데, 이처럼 월가가 굴리는 막대한 자금과 기업 지배권의 근원은 바로 노동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고 지적합니다. 다시 말해 소수 집단이 노동자들의 돈을 마음대로 주무르며 자신의 부를 채우고, 그러면서 노동자들을 빈곤으로 내몰고 있다는 뜻이죠.
“오늘날 미국에서는 소수의 자산 관리자들이 경제적인 의사결정권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기업을 통제하며 우리의 직장과 급여, 은퇴 후의 생계,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미국의 3대 자산운용사는 S&P 500대 기업 중 438개 회사의 최대 주주이다. 3대 운용사에서 이들 기업의 주주로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사람은 각각 10~20명에 불과하다.”
그러니까 3대 자산운용사에서 근무하는 50명가량의 펀드 매니저가 미국 경제의 의사결정을 통제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자산운용사들은 공정한 임금과 노동조합에 반대한다. 그들은 이미 부자인 CEO의 연봉 인상을 지지한다. 직장에서의 차별과 남녀 임금 격차를 없애는 운동에 반대한다. 기후 변화에 맞서는 움직임에도 반대한다. 그들은 기업의 정치 헌금을 막고 억만장자들이 돈으로 선거판을 좌우하지 못하게 하려는 운동에 반대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자산운용사가 굴리는 막대한 자금은 그들이 벌어들인 돈이 아니라 평범한 국민들이 벌어들인 돈이라고 샌더스 의원은 지적합니다.
“자산 운용사가 통제하는 기업의 의사결정권은 다른 사람들의 돈에서 나온다. 그 자금은 운용사의 돈이 아니라 우리 돈이다. 미국인들이 저축하는 퇴직금, 종업원들의 단체 및 개인 연금, 퇴직연금인 401(k)의 연금, 생명보험, 뮤추얼 펀드에서 나온다.”
[ 샌더스 의원 유세 장면. 출처: 버니샌더스닷컴 ]
이런 현실에도 불평등이 확대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샌더스 의원은 “미국의 봉급을 인상해야 한다”면서 “직장과 경제의 민주주의를 확장하자”고 외칩니다. 이처럼 노동자들이 자기 회사에 소유 지분을 가지고, 기업 이사회 임원을 선출할 권리를 갖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 기업은 공장들을 폐쇄하고 해외로 이전할 가능성이 훨씬 줄어들 것이다.
● CEO는 평균 노동자의 300배가 넘는 소득을 벌지 못할 것이다.
● 기업은 노동자들이 살고 있는 지역사회를 오염시키기 어려울 것이다.
종업원 소유경영 참여의 효과는 여러 가지로 더 있겠습니다만, 가장 중요한 것은 따로 있을지 모릅니다.
“노동자들에게 기업 이사회에 앉을 자리와 회사 지분을 주면, 우리는 1%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 일하는 경제를 만들 수 있다. ··· 종업원들이 단순히 (회사라는) 기계의 톱니바퀴 정도로 대우받지 않고, 회사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며, 일하는 인간으로 존중받을 때 기업 구성원의 사기는 높아진다.”
우리나라 노동자와 기업 정책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도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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