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명 청소 노동자, 기업주 될 자격 있을까
2023년 2월 어느 날 오후,
영국 런던의 BBC 텔레비전 센터를
청소하던 노동자들이
뜻밖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근처 복지센터에서
오랫동안 바닥을 청소하지 못해
도움이 절실하다고 문의가 왔대요.
팀원 중 세 사람이 자원했고
텔레비전 센터 청소가 끝난 뒤
오후 5시쯤 복지센터로 이동했습니다.
셋 중 한 사람의 말을 들어보죠.
“도착하고 보니 간단한 일이 아니었어요.
두 번 생각하지 않고 청소를 시작해
바닥을 닦고 광을 냈죠.
밤 10시쯤에야 일이 끝났는데
만족스럽지 않았어요.
다음날 다시 와서 여섯 시간쯤
바닥을 닦고 광택을 냈어요.
최고의 수준으로
작업을 완료하고 싶었거든요.”
놀랍게도 세 청소노동자는
복지센터에서 돈을 받지 않고
시간 외 근무를 했습니다.
동료들은 오히려 그들을 부러워했대요.
센터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센터 관계자가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우리는 비영리 복지센터입니다.
주민과 지역 공동체를 위해 존재하죠.
메인 홀이 깨끗해지는 데
여러분이 큰 도움을 주셨어요.
바닥 상태가 정말 좋지 않았는데
이제 완벽하게 마무리되었습니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1989년 영국에서 설립한
(Principle Cleaning Services)
2300명의 노동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영리업체이지만 폭넓게 활동합니다.
자선기금을 만들고
자원봉사의 날도 운영하죠.
어린이 호스피스(에구ㅜㅜ) 단체와
파트너십을 맺고
300여 가정을 지원했습니다.
회사 측의 말을 들어보죠.
“우리 원칙(Principle)은
지속 가능성과 더불어
환경 및 지역사회 보호입니다.
본사와 공급망 파트너, 그 사이에 놓인
다양한 관계에 이르기까지
모든 의사결정에서
주변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늘 고려하죠.”
환경보호에도 앞장섭니다.
국제표준 ISO의 환경 및
에너지 경영 인증까지 받았죠.
청소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으며
폐기물 재활용 프로세스로
상까지 받았습니다.
매년 5%씩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순환경제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프린서플은 청소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 대신 런던 생활 임금을 지급하고
관련단체의 인증도 받았습니다.
자원봉사와 환경보호에 힘쓰는 이유가
노동자들의 상대적으로 안정된
상태 때문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참, 마지막으로
지난 5월에 있었던 일을 알려드립니다.
“프린서플 청소 서비스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EOT)을 통해
2300명의 직원에게
대부분의 지분을 양도했습니다.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프린서플의 모든 직원은
이번 거래에 포함되죠.
모두가 이익 공유의 혜택을 얻습니다.”
영국의 EOT는
우리의 우리사주제와 달리
노동자 대신 회사가
지분 매입금을 부담합니다.
세제 혜택도 풍부해서
기업주와 노동자 모두에게 이익이죠.
창업자인 더글라스 쿡 회장이 밝힙니다.
“EOT 거래는
제가 30년 전에 설립한
회사의 유산을 보존합니다.
프린서플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인
2300명의 직원들,
25년 이상 오래 일한 직원을 포함한
많은 구성원이 환상적으로
미래 발전을 주도하게 되었어요.
우리 직원이 회사의 소유주가 된 것에
저 역시 자부심을 느낍니다.
회사의 안정과 번영이
오래도록 보장될 겁니다.”
제도의 혜택,
자신과 직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창업자의 배려,
시간외 무료 자원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노동자들의 선의가 함께 모였습니다.
프린서플 청소 서비스의 2300명 노동자들,
종업원 소유주가 될 자격이
과연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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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 sotong20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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