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 겪은 영국 로펌대표, “직원과 회사 나눴죠”
1789년 영국 옥스퍼드에서 설립된
유서 깊은 법무법인입니다.
“두 번의 세계대전, 63명의 수상,
10명의 영국왕을 거쳤다”고 하네요.
2012년 헤지스를 인수한 니콜라 풀 변호사는
몇 년 뒤 “생명을 위협하는
병”에 걸리고 말았습니다.
풀 변호사의 말을 들어봅니다.
“한때 겨우 1주일 남았다고 했어요.
큰 병을 겪은 뒤 저는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직장 문화를 제대로 육성하고 싶었어요.
기쁨과 행복을 추구하는
업무 환경 말입니다.
동료끼리는 가장 불행한 사람만큼만
행복할 수밖에 없잖아요.”
2014년부터 영국에는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이 제도화되었습니다.
우리사주제와 달리 EOT는
노동자 대신 회사가 지분 매입금을 부담하고
세제 혜택도 풍부하죠.
풀 대표도 종업원 소유권을 고민했지만
제도화 초기라 단념했습니다.
“2020년에 코로나 위기로 큰 타격을 입을 때
저는 사업의 미래가 정말 두려웠습니다.
헤지스 팀은 대단했어요.
고객의 요구를 잘 충족하며
대유행을 이겨냈습니다.
감사하다고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종업원 소유로의 전환이었어요.”
2021년 풀 변호사는 EOT를 설립해
자신이 소유한 헤지스 로펌의
지분 일부를 매각했습니다
(영국에서 다섯 번째 종업원 소유 로펌).
2년 후인 2023년 EOT 신탁은
더 많은 지분을 인수해
헤지스 로펌의 대주주가 되기로 했죠.
EOT에 과반 지분을 매각하는 기업주는
해당분의 양도세를 내지 않아도 됩니다.
영국의 EOT에서는 변호사뿐 아니라
일반 직원도 신탁을 통해
지분 소유자가 될 수 있습니다.
변호사가 로펌 소유주인 우리나라와는
많이 달라 부럽기도 하네요.
헤지스 로펌의 전체 구성원은
회사 이익의 10%를 균등 분배할 예정입니다.
참, 개인별로 연 3600파운드(550만원)까지의
EOT 보너스는 비과세된답니다.
다시 풀 변호사의 말.
“제가 사업에서 은퇴한 뒤에도
다음 세대까지 헤지스 로펌이
훌륭한 상태로 유지되기 바랍니다.
저는 하나의 도약을 기대하고 있어요.
수익과 매출의 상승은 일부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헤지스의 기업문화가
우수한 고객 서비스와
업무 환경을 창출하는 것이죠.”
헤지스에서 6개월 이상 일한 직원들은
신탁을 통해 지분을 보유할 수 있습니다.
풀타임이든 파트타임이든 상관없답니다.
풀 변호사에 따르면
종업원들이 소유한 직장문화에는
투명성도 중요합니다.
“이미 우리는 절대 투명성의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모든 재정에 대한 세부 사항을
직원들과 공유하죠.
하급직원 한 분이 제게 이메일을 보내
‘헤지스 법률에서
평생 일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종업원 소유권은 주식만이 아니라
마음가짐에 관한 겁니다.
권리가 있지만 책임도 존재해요.
모두 우리에게 달려 있죠.”
EOT 전환 뒤 헤지스 로펌은
정기적인 내부 설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헤지스의 종업원 소유주들은
85%가 팀이 동일한 목표를 향해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83%는 능력 발휘로 성취감을 경험하며
87%는 회사에 긍정적인 유대감을 가집니다.
88%는 자기 업무가 의미 있다고 생각하는군요.
지난 3월8일은 ‘세계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헤지스 로펌도 이사회의 전체 임원을 포함해
상당수가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도의 뒷받침 덕분에 영국에서는
헤지스 로펌 이후에도
종업원 소유 로펌이 계속 탄생하고 있고요.
모두 아름다운 결실을 이루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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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의: sotong20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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