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추악한’ 사모펀드가 노동자 소유권을 활용하니···"
사모펀드라고 하면 기업의 단물을 빨아먹고
투자자의 배만 불린다는 인식 때문에
많은 사람이 부정적으로 바라봅니다.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을까요.
세계 3대 초대형 글로벌 사모펀드라는 KKR은
노동자에게도 이익을 주려 한다고
영국의 유력한 경제 매체
<파이낸셜 타임스>(FT)가 밝힙니다.
“KKR이 (투자해) 소유하고 있는
회사의 노동자들은 횡재를 했다.
사모펀드의 전환인가:
수백 명의 노동자들이 회사가 매각된 후
1인당 평균 17만5000달러(약 2억 원)의
수익을 누리게 되었다.”
위 내용은 지난 6월 중순 FT 기사의
타이틀 부분을 정리한 것입니다
(원문은 사진 설명).
KKR은 2015년 CHI 오버헤드 도어.
즉 CHI라는 중소기업을 인수했는데
그때 회사 노동자들에게도 지분을 나눠주었죠.
올해 CHI사는 재매각되었고,
노동자들 역시 해고나 구조조정 대신
자사 지분을 통해 큰 수익을 얻었습니다.
사모펀드가 노동자 소유권을 활용해
종업원들과 투자 이익을 나눠가진 셈입니다.
FT에 따르면 과거에는 KKR도
일반 사모펀드와 전혀 다르지 않았습니다.
요약해서 소개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1990년 KKR은 4년 전에 인수한 식료품점
세이프웨이를 매각했습니다.
KKR과 투자자, 회사 임원은
7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지만
노동자들은 대량 해고, 가정 해체,
일부는 자살까지 이르렀죠.
당시 <월스트리트 저널> 기자가
탐사 보도를 해서
퓰리처상까지 받았다고 합니다.
한 노동자는 기자에게
KKR의 행태를 이렇게 말했답니다.
“매우 추악합니다. 구린내가 나요.”
30년 전 ‘추악하고 구리던’ KKR은
2015년 7억 달러에 인수한 CHI를
최근 30억 달러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종업원 소유권을 활용했습니다.
인수 당시부터 CHI 직원들은
자사주를 무상 지급받았고,
매년 각자 수천 달러의 이익 보너스를 챙겼죠.
이번 매각으로 수백 명의 노동자이
총 3억50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KKR이 M&A에서 종업원 소유권을
결합하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익이 되기 때문입니다.
“자사주 제공은 자선사업이 아니며,
종업원들의 참여를 촉진시켜
궁극적으로 펀드 수익과
현금 흐름을 증가시킨다”는 것이죠.
오죽하면 FT는 직장 평가 사이트인
글래스도어에 올라온
CHI사 직원의 말을 소개합니다.
“CHI의 사장은 EBITDA(세금, 이자,
감가상각 전 순이익)만 신경 쓴다.
그저 사모펀드 소유주들을 위해
동전 한 푼이라도 쥐어짤 생각뿐이다.”
뭔가 섬찟하지 않습니까^^;
다만 FT는 CHI에서 퇴직한 노동자가
글래스도어에 쓴 글도 소개합니다.
“지분 소유권 덕분에 공장 직원들도
많은 급여와 이익 분배를 받는다.
매년 (CHI에서) 몇 천 달러나 되는
보너스 수표를 받았는데
지금 일하는 공장에서는 수표를 받지 못한다.
거길 떠나지 말았어야 했는데···.” (ㅜㅜ)
KKR의 피트 스타브로스 미주지역 공동대표는
노동자 소유권 촉진을 위해
최근 오너쉽 워크(Ownership Work)라는
비영리 기관을 출범시켰습니다.
여러 사모펀드와 글로벌 금융기관 등이
오너쉽워크에 합세했죠.
사모펀드의 노동자 소유권 운동을
어떻게 봐야 할지 FT는
보스턴대 법학교수의 입을 빌려 설명합니다.
“복지와 지분 제공에 대한 사모펀드의 관심은
세제 혜택, 업계의 노동 정책,
사업 관행에 대한 (사회적) 압박에서 나오죠.
시장과 일부 투자자의 요구가
변화하고 있습니다.
경계는 해야겠지만 환영할 필요가 있어요.”
FT는 노동자들이 피해를 본 1990년과 달리
KKR의 태도도 달라지고 있다면서
스타브로스 대표의 말을 소개합니다.
“CHI는 종업원들이 지금까지 해온
아주 작지만 많은 일들을
거대하게 모아놓은 회사입니다.
직원들은 다시 한 번 해냈고 수익을 올렸어요.
회사와 이익 규모를 몇 배씩 키웠습니다.
그렇다면 모두가
(이익 공유에) 참여해야 하지 않나요?
단순한 철학입니다.”
KKR의 사업 방식에 대해서는
좌파든 우파든 논란이 적지 않을 겁니다.
다만 “회사를 성장시킨 노동자들이
이익도 나눠야 한다”는
초대형 글로벌 사모펀드 대표의
‘단순한 철학’에는 동의하지 않을 수 없네요.
우리 지도자들은 얼마나 이런 생각을 하고,
얼마나 실현시키고 있을까요. ∞
※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평화와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__)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blog.daum.net/ecodemo-sotong
문 의: sotong2012@hanmail.net
'경제민주 이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블룸버그> “몬드라곤 협동조합, 불평등을 억제한다” (0) | 2022.07.25 |
---|---|
영국 노동자 소유기업, 2022년에도 급증! (0) | 2022.07.18 |
<가디언> “노동자 소유권, 비즈니스를 성공으로 이끈다” (0) | 2022.07.04 |
미국 상원, 초당적인 ‘노동자 소유권 지원법’ 논의 중 (0) | 2022.06.27 |
“코로나 시기, 종업원 소유권은 회사와 노동자를 도왔다” (0) | 2022.06.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