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춘>지, 93세의 종업원 소유기업 CEO를 만나다
미국의 유명한 경제지 <포춘>이
최근 한 기업인을 만났습니다.
연세가 무려 93세나 된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사실도 있습니다.
<포춘>이 만난 93세의 할아버지 CEO는
노동자들이 100%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창업자입니다. 무슨 일일까요?
1978년 밥 무어 씨는 미국 오리건 주에서
통곡물 식품 제조업체인
밥의 레드밀(Bob's Red Mill)을 만듭니다.
20명으로 출발한 노동자의 수는 40명으로,
그 뒤에도 계속해서 늘어났죠.
1983년경 밥 무어 창업자 겸 CEO는
이른바 ‘이윤 공유제’를 실시합니다.
“모든 종업원의 근속 연수와
임금 수준을 따져 이익 분배를 시작했어요.
매월 별도의 수표를 발행해
회사 이익의 일부를 제공했습니다.
회사 이익이 늘어나면서
정기적으로 더 많은 수표를
직원들에게 줄 수 있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밥 무어 CEO가
은퇴할 나이가 다가오면서
기업 승계 계획이 필요했습니다.
당시는 M&A 즉 인수합병의 시대였고,
무어 CEO에게도 사업체를 팔라는 연락이
수없이 왔습니다.
아마 그때 팔았으면 더 큰 부자가 되었겠죠.
“인수 사업가들은 마치 내게
큰 호의를 베푸는 것처럼 행세했습니다.
아주 많은 돈을 주겠다고 하면서
자기 생각에 푹 빠졌어요.
나는 회사를 팔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그들은 내가 얼마나 멍청한지 설명하더군요.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일군 걸
그들은 할 수 없잖아요.”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닮은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 이솝)를
회사 경영진은 고려하기 시작했습니다.
비슷한 종업원 지주제이지만
ESOP은 세제 혜택이 풍부하고
노동자 대신 회사가 자금을 마련하죠.
2010년 무어 CEO는 81세 생일을 맞아
ESOP에 지분의 30%를 매각했습니다.
무어 CEO도 과세이연의 혜택을 받았습니다.
<포춘>지는 관련 지지자들과
미국 노동부 통계를 인용해
ESOP이 생산성 향상과 고용 유지에
유리하다고 소개합니다.
이처럼 혜택이 분명하지만
ESOP 기업은 그다지 많지 않죠.
무어 CEO는
“경영진이 자기 이익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미국에 종업원 소유기업이 적다”고
주장합니다(미국만 그럴까요?^^;).
“기업들은 ESOP을 도입할 수 있지만
돈만을 유일한 요소로 봐요.
소유주와 경영진은 자기 이익을 위해
회사를 이용하는 데만 관심을 가집니다.
들어와서 최대한 뽑아먹고 나가자,
이런 생각 아닐까요.”
지난 93년의 삶은
‘먹튀 자본’의 방식과 다르기에
ESOP은 필수였다고 무어 CEO는 말합니다.
“종업원들이 소유한 회사에서 일하면
노동자들은 삶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가족도 제대로 부양할 수 있어요.
코로나 위기로 노동력이 부족한 현상
(the Great Resignation)이 나타나지만
우리 회사는 영향을 받지 않습니다.”
투명성도 중요합니다.
“ESOP 도입 전부터 우리는
회사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했어요.
열린 대화가 많고
즉석 미팅도 자주 개최합니다.
종업원들은 자기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출합니다.
회사에 일어나는 문제를 제기하면
우리는 해당 직원을 칭찬해요.”
뭔가 ‘인생의 달인’ 같은
할아버지 CEO가 이렇게 말합니다.
“(ESOP과 종업원 소유문화 같은)
이런 접근법은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지 않아요.
물론 그래야겠지만(가르쳐야겠지만).
그동안 나는 전 세계를 여행했고
멋진 집을 가졌고
낭비를 삼가며 성공했습니다.
이 역시 기쁨이지만 더 중요한 게 있어요.
여러분 누구나
삶의 목적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밥 무어 CEO의 건강과 장수를 빌며
밥의 레드밀과 종업원 소유기업이
더 번창하기 바랍니다. ∞
※ 러시아군의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평화와 안전과 안녕을 기원합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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