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어 주시는 여러분!^^
혹시 아일린 피셔(Eileen Fisher)라는 이름을 들어 보셨는지요?
아일린 피셔는 1980년대 중반 뉴욕에서 그와 같은 이름의 30대 초보 디자이너가 단돈 350달러, 우리 돈 약 40만원을 가지고 설립한 패션 회사 및 브랜드 이름입니다. 단순하면서도 세련되고 시대를 초월한 디자인으로 세계 여성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2015년의 경우 직원 수만 1000명 이상이고, 매출은 3억 달러를 넘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참고로 창업 후 첫 주문량은 약 3000달러였다고 하는군요^^
워낙 잘 알려진 덕분인지 우리나라 매체들도 가끔 아일린 피셔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 디자이너이자 사업가로서 아일린 피셔 창업자가 이룩한 성공담이나 번뜩이는 경영 능력에 많은 부분을 할애하는 듯합니다.
[ 아일린 피셔 누리집 대문( https://www.eileenfisher.com/ )에 나온 모델들. 자사 직원 등 평범한 인물이 모델로 나온다고 합니다^^ ]
사실 아일린 피셔라는 인물과 회사를 들여다보면 더 재미있는 부분이 많지요. 회사 광고에는 유명 모델보다 자사 직원이나 평범한 인물들이 나옵니다. 지속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유기농 섬유를 70% 이상 쓴답니다. 자원 재활용을 위해 자사의 옷을 가져오는 소비자에게 5달러짜리 상품권을 주며, 해당 의류는 깨끗하게 손질한 뒤 다시 팔아 여성 소득 지원이나 여성 리더십 프로그램 자금으로 쓴다고 합니다.
공정 무역과 여성 문제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이 회사는 페루 등지에서 원료를 공급하는 농가와 인부들에게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죠. 실시간 라이브 스트밍으로 전 세계인들과 여성 문제에 대해 토론하는 ‘Woman Together’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 페루에서 아일린 피셔 옷을 뜨개질하는 아주머니. 아일린 피셔는 공정무역과 적정임금 보장을 자사 가치의 하나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출처: 아일린 피셔 누리집 ]
얼핏 보아도 상당히 특이한 기업인 것 같군요^^ 위의 내용을 더 자세히 설명해도 지면이 모자라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아일린 피셔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회사 지분의 3분의 1 이상을 직원들이 소유하고 있다는 점이죠.
2005년경 창업자인 피셔 여사는 종업원 주식 소유 제도(Employee Stock Ownerhsip Plan), 즉 ESOP(이솝)을 통해 직원 875명에게 수천만 달러 상당의 지분을 넘겼습니다. 왜 이런 결정을 했을까요? 한 잡지에 실린 피셔 창업자의 말을 들어보죠.
“올바른 제품을 만들면 돈은 뒤따라옵니다. ESOP은 내가 회사에 늘 바라던 것의 일환이에요. 직원들은 회사에 어떤 동질감을 느낍니다. 그들이 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니, 사업체를 소유할 자격도 가지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ESOP을 통해 이익을 공유합니다. 직원들은 서로 연결되었다고 느끼죠. 우리와 그들이 아니야, 모두 우리야, 라는 거죠.”
[ 2010년 미국의 창업 전문 잡지 <Inc.>에 기고문을 실은 아일린 피셔 창업자. 종업원 소유에 대해서도 자기 생각을 밝히고 있습니다. 출처: <Inc.> 누리집 ]
참, 수천만 달러의 지분이라면 종업원들도 주식을 매입하는 데 부담이 크지 않았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지분 매수는 ESOP의 명의로 회사가 보증한 은행 대출을 통해 이루어졌고, 직원들은 월급이 아니라 회사 이익을 통해 빚을 갚아나갔죠. 따라서 종업원들의 호주머니에서는 한 푼도 나갈 필요가 없었습니다. 창업자인 아일린 피셔 여사 역시 종업원 소유를 우대하는 정부 정책의 혜택을 받아 지분 매각분에 대해 막대한 세제 혜택을 받았고요. 따라서 회사와 창업자와 직원 모두에게 종업원 소유는 윈-윈(Win-Win)이었던 셈이죠^^
아일린 피셔 회사의 누리집에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은 ESOP을 통해 회사 주식을 제공받는다. 즉 자신들이 창출한 가치로부터 이익을 얻어낸다. 공유소유라는 개념은 우리 기업 문화와 일치하며 포용, 참여, 협업, 투명성, 커뮤니케이션이라는 핵심 가치를 뒷받침한다.”
직원들은 육아휴직, 동성과 이성 파트너 및 자녀에 대한 의료와 치과 보험 보장, 아동 입양 지원 등의 복지 혜택을 받습니다. 회사에서 무료 요가, 필라테스, 타이치 수업, 명상 및 재정적인 웰빙 워크샵을 이용할 수 있고요. 명상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죠. 그러니까 회사에서 직원들이 요가나 필라테스에 열중하고 명상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인데, 그밖에도 근무 중에 10분간 목과 어깨 마사지를 하는 시간도 있다고 하네요^^
종업원 소유의 장점과 새로운 기업문화가 어우러진 덕분에 세계적인 패션 브랜드 회사에서 신선한 가치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아일린 피셔,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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