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
지금 미국은 진보와 보수, 여당과 야당 간에 갈등이 심해지고 있는 상황입니다만(미국 얘기입니다^^), 한 권위 있는 여론조사에서 양측 지지자의 의견이 동일해지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어떤 질문에 대해 미국 공화당 지지자의 72%, 민주당 지지자의 74%가 똑같은 입장을 표했지요(무당파 67%). 지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뽑은 유권자의 76.5%,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뽑은 유권자의 75.5% 역시 같은 답을 골랐습니다.
[ 이번 GSS 조사를 공동 설계한 룻거스대학 경영노동관계 대학원 누리집에는 관련 내용이 올라 있습니다. 룻거스대학에는 제프 블라시, 더글러스 크루즈 등 종업원 소유와 관련한 학자들이 활발히 활동 중이죠. ]
설문조사는 1972년대부터 시카고대학이 중심이 되어 실시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권위와 파급력을 인정받고 있는 미국 종합사회조사(General Social Survey, GSS)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해당 질문은 미국 전역에 있는 1500명의 응답자에게 자신이 ▲주주가 투자한 일반 주식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은지 ▲국가가 소유한 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은지 ▲종업원이 소유한 회사에서 일하는 게 좋은지 선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발표문 바로가기
이 질문에 4분의 3에 달하는 미국인들은 지지하는 이념이나 정당에 관계없이 “종업원이 소유하는 회사에서 일하고 싶다”고 답한 것이죠. 외부 주주가 소유한 일반 주식회사를 택한 응답자는 17%, 국가가 소유한 회사를 택한 응답자는 9%에 머물렀습니다. 관계자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응답자가 민주당 지지자이든 공화당 지지자이든, 여성이든 남성이든, 흑인이든 백인이든, 노동조합원이든 비조합원이든 상관없습니다. 대다수가 종업원 주식 소유 기업에서 일하기를 선호합니다.”
이렇게 보면 미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종업원 소유 기업에 대해 호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종업원들의 기업 소유, 또는 최소한 이윤을 공유하는 경우는 미국에서 얼마나 이뤄지고 있을까요? 이번 조사에서는 이 같은 내용도 관심을 갖고 추적했습니다.
[ 펜실베이니아 주의 엔지니어링 기업 ‘NCC 오토메이션’에서 최고경영자가 종업원들과 지분을 나누겠다고 발표하는 모습. 유튜브 바로가기 https://www.youtube.com/watch?time_continue=29&v=uwJEiqtti8E ]
GSS 조사를 분석한 결과 2019년 현재 미국에서는 민간기업 직원의 약 47%에 해당하는 5900만 명이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서 크든 작든 자사 지분을 소유하거나 이윤을 공유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과거 2014년 조사 결과인 45%, 5200만 명보다 5년만에 2%포인트, 700만 명이 증가한 수치입니다.
자사 지분이나 이윤을 공유한 방식은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ESOP: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의 1100만 명을 비롯해 스톡옵션, 이윤공유제 등 여러 방식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이중 스톡옵션을 제외하고도 자사 지분을 보유한 종업원의 숫자는 총 2500만 명에 달합니다.
각 노동자가 여러 방식으로 보유 중인 자사주의 가치는 평균 7만5000달(우리 돈 약 8700만원)에 달합니다. 그중 미국에서 대중화된 ESOP의 경우 노동자들이 보유 중인 자사주 가치는 평균 13만4000달러나 된다고 합니다. 우리 돈으로 치면 1억5000만원이 넘지요. ESOP에 참여한 노동자들은 임금을 포함해 배당과 보너스, 퇴직금 등을 제외하고도 1억5000만원 상당의 재산을 더 가지게 되는 셈입니다.
[ 이번 조사 설계에 참여한 더글러스 크루즈 교수가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던 시절. 휠체어에 앉은 분이 크루즈 교수입니다^^ 출처: 룻거스대학 경영노동관계 대학원 누리집 ]
더 중요한 건 종업원들이 자사 지분을 소유한 효과입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종업원 지분이 있는 회사의 노동자 해고 비율은 0.6%로 그렇지 않은 회사의 3.7%와 대비됩니다. 이번 GSS 설문의 종업원 소유 분야 조사를 기획했으며 오바마 정부 시절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를 지낸 더글러스 크루즈( Douglas Kruse) 룻거스대학 교수의 말을 들어볼까요.
“종업원 소유주들은 회사에서 해고될 확률이 다른 노동자들보다 6배 낮습니다. 뿐만 아니라 종업원 소유는 고용과 노동자 구매력을 안정시켜서 지역경제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주지요.”
종합하면 종업원들의 자사 지분 소유, 나아가 기업 소유는 노동자 가족의 고용 안정과 저축 증대, 소비력 향상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와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고 평가됩니다. 이것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현실에서 증명되고 있다는 것이죠.
대다수의 미국 국민들이 정치 성향과 성별과 인종 등에 관계없이 종업원 소유를 지지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을까요. 그렇다면 지구 반대편에 자리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생각해 보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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