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직원들 몽땅 유급휴가!" 일주일 쉰 피자집

(협)소통^^ 2021. 2. 4. 13:18

"직원들 몽땅 유급휴가!" 일주일 쉰 피자집

 

2020년 가을

코로나 19로 전 세계 식당이

필사적으로 생존하기 위해 노력하던 때

미국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영업 중인

피자가게 한 곳이

일주일 내내 자발적으로 문을 닫았습니다.

놀랍게도 직원들은 의무적으로 쉬라며

유급 휴가까지 받았습니다.

작은 피자집에선 드문 사례일지 모르는데

어떤 사연이 있을까요.

 

노동자 협동조합 슬라이스 오브 뉴욕 누리집. 미국 서부 뉴욕이 아니라 동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지역에서 운영 중입니다^^

 

피자가게의 이름은

슬라이스 오브 뉴욕(Slice of New York).

코로나 위기가 미국을 덮친 뒤에도

직원들은 야간 근무와 교대 근무를 통해

열심히 일했다고 합니다.

창업자인 바르탄 CEO는

종업원들이 신체적으로나 감정적으로

한계에 달했다는 것을 느끼고

다음날 즉시 이사회를 소집했습니다.

 

사실 슬라이스 오브 뉴욕은

노동자 협동조합입니다.

이 피자집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은

모두 회사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의사결정은 1인1표로 이뤄집니다.

휴업 역시 노동자들이 운영하는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하죠.

 

일주일 휴업과 유급휴가에는

매출 손실을 제외하고도

수만 달러의 비용이 든다고 합니다.

그러나 6개월 간 열심히 일한

종업원 소유주들은 휴식과 재충전을 하고

일터로 복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사회는 동의했습니다.

바르탄 CEO의 말을 들어볼까요.

 

“휴식 역시 이익입니다.

우리 피자집은

직원들이 장기적인 전망을 가진 곳이며,

소유라는 무게를 진정으로 이해하는 곳이죠.

오늘 무엇을 얻는가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어떻게 지속하고

무엇을 지속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연말 크리스마스시즌을 마감한 종업원 소유주들. 맨 왼쪽 분은 그야말로 바이러스 철통 방어!!^^ 이미지: 슬라이스 오브 뉴욕 페이스북

 

2006년에 문을 연 슬라이스 오브 뉴욕은

2016년 전 12명의 직원과 함께

노동자 협동조합으로 전환했습니다.

1년 동안 관련 시민단체와 협력해

교육과 지원을 받았죠.

현재 바탄 CEO는 “더 많은 사업주들이

협력 노동의 이점을 인식하기 바라며”

노동자 협동조합의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답니다.

10만 달러의 기금도 내놓았죠.

 

슬라이스 오브 뉴욕은 운영상

일종의 도시 정부와 같다고 합니다.

시의회처럼 조합원들은 이사진을 선출하고

자체적인 헌법(운영 규약)을 가집니다.

예산, 지배구조, 경영 전략도

종업원들이 결정합니다.

 

매달 이사회는 혁신, 기업문화,

책임 경영 같은 주제를 놓고

분과 위원회를 개최합니다

(지금은 대면 회의가 아니라 Zoom으로^^;).

바르탄 CEO는 주요 경영 사항을

이사회에 보고하고 지시를 받습니다.

큰돈을 쓸 때도 이사회 승인이 필요하죠.

그는 창립자이지만 이사회는

바르탄 CEO를 해고할 수도 있습니다.

 

조합원은 근무 시간에 따라

회사의 수익 중 일정 부분을 나눠받습니다.

가입비는 3000달러(약 330만원)로

만만치 않지만 정식 조합원이 되기까지

2년 동안 급여를 통해 분납이 가능합니다.

 

혜택은 큽니다. 신입 직원들도

시간당 약 21달러를 받는 한편으로

상여금, 휴일 급여, 유급 휴가를 얻죠.

대부분의 직원은 시간당 23~25달러

(약 2만5000원)의 급여를 받는답니다.

참고로 지역의 최저임금은 16달러 안팎.

더구나 이익이 늘어날수록 종업원들은

급여 외에 추가 수익을 나눠받습니다.

 

지역 매체에 소개된 슬라이스 오브 뉴욕. 이미지 : https://thesixfifty.com/slice-of-the-pie-how-this-south-bay-pizza-shop-became-a-successful-worker-owned-cooperative-9f36fa50e116

 

복지 혜택도 있습니다.

의료비 지원은 물론이고

마사지 치료도 받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9월에 열린 이사회 분과위에서는

유행병에 따른 보상 확대,

보건 위생 강화 등도 논의했다고 합니다.

퀴즈 쇼를 통한 위생교육도 결정했다죠.

이사회에 참여 중인

종업원 소유주의 말을 들어볼까요.

 

“우리에게는 힘이 있습니다.

모든 것에 도전할 수 있죠.

노동자 협동조합은 돈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집단적으로

기능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과정에서

민주적인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이 지역은 노동자 소유 회사와 협동조합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서로 돕고 정보를 나누고 지원도 하죠.

협력과 상생으로 성공하는

종업원 소유기업이 코로나 위기를 뚫고

널리 퍼지기를 바랍니다. ∞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blog.daum.net/ecodemo-sotong

문 의: sotong201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