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권, 나와 투병 중인 남편에게 새 세상을 줘”
평범한 미국인 직장인이던 셸리 허싱어 씨는
어떤 계기로
남편과 함께 여행 마니아가 되었습니다.
“원래는 은퇴 후에 여행을 다니려 했는데
10년 전에 남편이 파키슨 병을 진단받았어요.
병의 진행 속도를 예측할 수 없어서
오히려 기다리기 싫었습니다.
아버지가 은퇴할 무렵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리는 바람에
부모님은 꿈꾸던 노후를 누리지 못했거든요.”
그동안 셰리 허싱어 씨 부부는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를 여행했고
독일,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를 다녀왔습니다.
코스타리카와 하와이를 몇 번이나 찾았고
라인 강 크루즈와
알래스카 크루즈도 거쳤어요.
직장 동료들 사이에서도
셸리 씨의 여행은 전설이 되었다는데
시간도 시간이지만
대체 그런 돈이 어디서 나왔을까요.
“저는 일개 섬유 판매 담당이고
재산도 얼마 없지만
든든한 마음으로 여행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오래 전에 회사의 기업주가
사원들에게 모든 지분을 넘겼거든요.
노후 자금으로
자사주를 인출할 수 있다는 안정감 덕분에
우리 부부는
원하는 만큼 세상을 탐험할 수 있었어요.”
1974년 미국에서 설립한 TVF(TVF, Inc.)는
전 세계에 섬유와
직물 제품을 공급하고 있습니다.
2010년에 기업주는 은퇴할 때를 맞아
회사를 어떻게 할지 고민했어요.
가족은 TVF에서 일하고 있지 않았고,
평생 일군 회사를 경쟁사나
사모펀드에 팔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결국 TVF는 ESOP(이솝)이라고 하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를 도입해
전체 지분을 사원들에게 넘겼습니다.
모든 자금은 회사가 부담했고
기업주도 양도세 전액 납부 연기라는
혜택을 받았어요.
셸리 씨도 졸지에 일반 직원에서
기업주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소유주라는 말을 들었지만
아무도 의미를 몰랐고
ESOP이라는 말도 처음 들어봤어요.
단지 직원들은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니까
별로 잃을 건 없다고 여겼죠.”
처음에는 ESOP으로 얻는 금전적 혜택이
인상적이지 않았습니다.
첫 해에 1주당 주가는
고작 76센트, 1000원에 불과했고
다음 해에도 그 정도였거든요.
하지만 몇 년 지나자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액수가 쏠쏠하게 늘어나는데다
열심히 일만 하면 되고
내 돈은 한 푼도 들일 필요가 없잖아요.
ESOP의 위력을 실감하면서
우리는 주인처럼 행동하기 시작했어요.
내 일은 물론이고
모두의 일이 중요하다고 느끼면서
부서 간 협업이 원활해지고 소통이 증가했죠.
회사 수익이 많아질수록
내 자사주 금액이 더 불어나니까요.”
배송부서는
한 번 사용한 포장재를 재활용하고
IT 팀은 재고 비용을 절감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했습니다.
모두의 노력 덕분에 회사는 계속 성장하고
ESOP에 쌓이는 셸리 씨와
종업원 소유주들의 잔고도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19년차 베테랑 판매 직원이던
셸리 씨도 은퇴를 맞았습니다.
“저는 평생 모은 퇴직연금보다
네 배나 많은 자사주 보상금을 받았습니다.
은퇴자 커뮤니티에 집을 짓고
새로운 삶을 기대하며 살고 있어요.
앞으로 남편과 함께 지중해 크루즈를 떠나고
유럽 전역을 여행할 계획입니다.”
종업원 소유권에 대해서도 덧붙입니다.
“ESOP 덕분에 축복을 받았지만
모두가 저처럼 운이 좋지는 않죠.
많은 사람이 충분한 노후자금을
모으지 못하고 있잖아요.
종업원 소유권은 비유적으로나 문자 그대로나
우리 부부에게 새로운 세상을 주었어요.
미래에는 모두가
저와 같은 축복을 누렸으면 합니다.”
그토록 열심히 일했다면
누구나 누려야 할 축복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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