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소유가 기업 상속에 좋아?’ CEO는 못 미더워···
“이게 사실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좋은 것 같지 않나요?”
2020년쯤 영국 컨설팅 회사 RVE는
한 건설기업의 창립자에게
종업원 소유권을 통한
승계 방안을 조언했습니다.
2014년 영국 정부는
EOT(Employee Ownership Trust)라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제도화했죠.
EOT에 지분을 매각한 기업주는
해당 양도세를 전액 면제받습니다.
우리사주제와 달리
노동자 대신 회사가 자금을 부담하니
노사 모두에게 유리하죠.
상속세 완화에만 집착하는 우리 정부와 달리
영국에서는 법제화된 EOT를 통한
중소기업 승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EOT를 통하면 직원 해고도 필요 없고,
기존 경영진도
경영권을 유지한다는 이점이 있죠.
건설사 창립자는
EOT의 장점이 너무 뛰어나서
오히려 믿지 못하고 따로 알아보기로 했대요.
RVE 측의 말을 들어보죠.
“창업자는 EOT에 회사를 매각한
여러 기업가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모든 답변이 긍정적이었습니다.
기술적 측면을 살펴보려
관련 단체에도 알아봤습니다.
세무사에게 조언을 구했고
지분 매각대금의 양도세 전체가
면제된다는 사실까지 확인했어요.
모든 의문을 해소한 뒤 창업자는
EOT가 우수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관련 거래를 성사시킨 RVE 사가 밝힙니다.
“5년 뒤 은퇴 예정인 창업자는
EOT에 지분을 판 뒤
여전히 CEO로 재직 중입니다.
중요한 건 기업 소유권이
바뀌었다는 사실입니다.
회사를 소유하게 된 종업원들은
EOT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창출한 이익을 공유하잖아요.
회사 역시 종업원들의 참여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현재 영국에서 EOT 기업은
1000개를 넘습니다.
영국 종업원 소유기업은
20만 명 이상을 고용하며
연간 300억 파운드 이상의
GDP를 창출합니다.
RVE 사의 경우
영국 정부의 EOT 활성화 정책 덕분에
노동자 소유권이 시장에서
유용한 상품으로 등장한 덕을 본 셈이죠.
회사 측의 설명을 들어봅니다.
“RVE는 기업주에게 EOT,
즉 종업원 소유권 신탁의 거래에 대한
기업 금융 및 법률상의
자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우리의 매각 프로세스는
기업주의 성공을 합리적으로 보상하고
회사의 미래도 보장하죠.
100만 파운드(16억 원)에서
2억7500만 파운드(4500억 원)까지
다양한 규모의 EOT 거래를 성사시켰습니다.”
2023년 1분기에도 RVE 사는
다섯 곳의 일반 회사를
EOT 기업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업종은 제조업, 도매 유통업, 건설업,
금융 서비스업, 인프라 프로젝트 컨설팅···
그러니까 제각각이로군요.
거래 규모는 총 1억 파운드(1600억 원)이며,
150명 이상의 피고용 직원들은
이제 파트너라고 불립니다.
RVE 측은 밝힙니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점점 더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종업원 소유권을
승계 방안으로 택하고 있습니다.
기업주 역시 회사 구성원에게 보상하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기업의 독립성을 유지하며,
공급업체 및 고객과의
관계를 유지하려고 EOT를 택하죠.”
미국에도 ESOP(이솝)이라고 하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가
중소기업 승계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권을 통해
기업가와 노동자가 상생하기 때문이겠죠.
우리나라 정치권은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을까요.
참고로 미국과 영국에서
종업원 소유권 관련 입법은
진보와 보수가
초당적으로 협력하곤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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