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CEO의 편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겠어요”

(협)소통^^ 2020. 10. 5. 13:05

CEO의 편지 “단 한 명도 해고하지 않겠어요”

 

 

“모두들 겁을 먹고 있어요.

내가 직장에서 쫓겨나지 않을까?

임금을 삭감당하지 않을까?

밥상머리에 음식을 올릴 수 있을지

걱정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일을 하겠습니까.

내가 안정감을 느끼고 싶다면

다른 사람의 마음도 그렇습니다.”

 

가뜩이나 회사의 미래가 불확실한데

코로나 19는 여기에 기름을 들이부었습니다.

어느 강소기업의 CEO는 전체 종업원에게

편지를 쓰기로 했습니다.

편지에는

“직원을 해고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임금 보전을 위해

“근무 시간도 최대한 줄이지 않겠다”고

썼지요.

 

미국의 종업원 소유 지원 시민단체 프로젝트 에퀴티에 소개된 DEI 관련 기사 이미지. 프로젝트 에퀴티 누리집  https://project-equity.org/

 

미국에서 30년 동안

항공기 전자 시스템의

안전 관련 반도체를 생산한

디바이스 엔지니어링

(Device Engineering Incorporated: DEI)

직원이 약 30명에 불과하지만

업계에서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보잉과 에어버스 등에 납품하는

DEI의 반도체는

‘비행기의 조종실에서 화장실까지’

구석구석 사용된다고 합니다.

 

2010년, 머잖아 은퇴를 앞둔 창업자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도-ESOP을 실시했죠.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

창업의 유산을 아무 공적 없는

외부 인사들에게 넘기기 싫었다고 합니다.

6년 뒤 DEI는

100%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거듭났죠.

인수 자금은 회사에서 전액 부담했습니다.

 

현재 CEO인 로버트 셔먼 씨는

2011년 DEI의 영업부장으로 입사했습니다.

계속해서 영업 및 마케팅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에는 회사의 네 번째 사장으로 취임했죠.

그렇다면 셔먼 사장의 입사에

ESOP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을까요?

그가 웃습니다.

 

“전혀 그렇지 않아요.

종업원 소유라는 말이 너무 좋게 들려서

사실일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입사 후 몇 년 동안 보니까

ESOP은 직원과 가족들에게

경제적으로 중요한 이익을 주더라고요.”

 

“아무도 해고하지 않아요.” DEI의 사장인 로버트 셔먼 CEO(가운데). 이미지: 프로젝트 에퀴티 누리집

 

코로나 위기 이전에도 항공업계의 상황은

조짐이 좋지 않았습니다.

대형 민간 여객기가 몇 대나 추락하면서

항공기 생산이 정체되었죠.

그러나 시련은 이제 시작이었습니다.

지난 2월 초 셔먼 CEO는

새로운 위기가 오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항공기 산업 회의에 참석했는데

중국 업체는 찾아볼 수 없었어요.

평소에는 20~30%가 중국 기업이었거든요.

코로나 19가

얼마나 파괴적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번지는 건 시간 문제였어요.”

 

셔먼 CEO는 “위기의 한복판에서

대출로 연명하고 싶지 않았다”며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우리는 현금을 비축하기로 했어요.

모두 합심해서 현재 위치를 고수하자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힘든 한 해가 되리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이렇게 좋지 않은 상황이

계속될 줄은 몰랐네요.”

 

사실 DEI는 코로나 경제 위기에서

무사히 탈출하지 못했습니다.

2019년 매출액은 13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1500억 원에 달했으나

2020년 매출액은

25%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매출 급감이라는 타격에서

DEI는 잘 버티고 있습니다.

미리 많은 현금을 마련해 둔데다

종업원 소유의 민첩성이

결합한 덕분이라고 합니다.

다시 셔먼 사장의 말을 들어볼까요.

 

“우리 비결은

종업원 소유주들의 유연성입니다.

주인인 직원들은 회사의 생존과 성공에

진정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이런 위기에도

회사를 도울 방법이 뭔지 모색하죠.”

 

보잉, 에어버스 등 전 세계 대부분의 항공사에 자사 반도체 제품을 납품하고 있는 강소기업 DEI 누리집 이미지.

 

셔먼 사장과 회사 구성원들에게

코로나 경제 위기는

종업원 소유의 장점을

입증하는 장이기도 합니다.

 

“코로나 19에 따른 격변기를 감안하면

미래가 불확실하지만

우리는 낙관적인 입장에 서 있습니다.

지금의 상황은 우리에게 도전이지만

어떻게 보면 긍정적인 도전입니다.

이번 위기 극복에 성공한다면

미래가 달라질 테니까요.”

 

DEI의 종업원 소유주들과 전 세계가

이번 위기를 무사히 극복하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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