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에게 회사 지분 팔기, 유일한 단점?
“올해 모든 직원에게 두 차례 보너스를 지급하고 사업에 많은 투자를 했음에도 우리 회사는 매출과 수익 모두 기록적인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10년 동안 당사는 우리 가족(종업원)을 부양하느라 힘들었지만, 모든 직원이 노력한 결과 다음 10년의 도약을 기대할 만한 성취를 보았습니다.”
영국 판매기업 파펫츠의 신규 소매점 브랜드 ‘고 로컬’(Go Local) 상점. 종업원 소유기업으로서 새로 도약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파펫츠 누리집
지난 2019년 영국의 할인매장 기업인 파펫츠(Parfetts)의 간부는 이렇게 밝혔습니다. 1980년 설립된 파펫츠는 2008년 직원들에게 과반수 지분을 넘겼고 현재 600명의 종업원 소유주가 수천 개의 판매점을 관리하고 있죠.
지금은 100% 종업원 소유기업이 된 파펫츠에게 그동안 장밋빛 현실만 펼쳐진 건 아니었습니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종업원들이 인수자금을 대출받느라(직원 개인의 빚이 아니라서 회사 이익으로 상환합니다) 파펫츠는 신규 투자 여력이 없어서 사업상 정체를 겪어야 했습니다.
당시 오너로서 종업원 신탁에게 자사 지분을 넘긴 스티브 파펫 씨(지난해 은퇴했습니다^^)는 2018년 직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한 지 10년을 맞은 기념사에서 다음과 같이 술회했습니다.
“그 결정의 유일한 단점은 (종업원들의 지분 인수를 위한) 차입 때문에 몇 년 간 사업 확장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죠. 하지만 나는 종업원 소유 모델의 옹호자로서 우리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직원 소유가 회사에 큰 이익을 주었죠.”
파펫츠는 영국 종업원 소유협회가 선정한 ‘2018년 올해의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줄 맨 왼쪽이 종업원들에게 지분을 넘긴 스티브 파펫 씨. 출처: 영국 종업원 소유협회
실제로 파펫츠는 대형 할인점 등 기존 사업을 유지하면서 미래를 준비했습니다. 새로운 판매점을 기획하면서 한꺼번에 사업을 시작하는 대신 자금 사정이 허용하는 만큼 차차 매장을 늘렸죠. 그러면서 서비스 수준을 점검하고 경험을 쌓으며 역량을 축적했습니다.
종업원 소유문화 자체도 위기 극복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파펫츠에는 ‘목소리 그룹’(Voice Group)이라는 회사 운영위원회가 존재합니다. 구성원은 총 7명으로 직원들의 손으로 선출됩니다. 파펫츠는 종업원 지분 신탁 이사회에는 물론이고 회사 이사회에도 선출된 종업원 대표를 파견하죠.
목소리 그룹의 구성원은 다양한 부서의 다양한 직급에서 뽑힙니다. 이들은 회사의 운영은 물론이고 전략적인 수준에서도 의견을 논의하죠. 아울러 종업원 개인의 성장, 리더십과 경영 상황 점검, 직원 만족도의 지속적인 개선을 목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영국에서 파펫츠의 소매점은 수천 개에 달합니다. 출처: 파펫츠 누리집
이같은 노력을 통해 파펫츠는 2019년 기록적인 성장을 달성했습니다. 매출액은 지난해 대비 9.8% 늘어난 3억8000만 파운드(우리 돈 약 6000억 원), 세전 이익은 17.5% 증가한 600만 파운드(약 90억 원)를 달성했죠. 파펫츠 측은 이렇게 밝힙니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성공이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우리는 종업원 소유가 성공에 큰 역할을 했다고 믿습니다. 우리 종업원은 단순한 직원이 아니라 회사의 성공과 실패 속에서 번창하는 문화의 구성원입니다. 그 결과 책임감, 동기, 관리 능력이 커지며, 우리 직원들은 이런 과정을 이해하고 활용합니다.”
코로나 19가 확산됨에 따라 영국의 판매업체들도 위기를 맞을 것입니다. 파펫츠의 종업원 소유주들,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가 슬기롭게 코로나 19의 엄중한 상황을 이겨내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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