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기념식, 상금 260만 원의 ‘수상한’ 주인은?
회사의 특별한 날에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 앞에서 연설을 합니다.
“우리는 정말 놀라운 한 해를 보냈습니다.
조금만 기다리면 회사는
부채에서 자유롭게 됩니다.
오늘을 축하하기 위해 직원 여러분 중에서
1500파운드, 즉 260만원의 상금을 받아갈
당첨자를 뽑겠습니다.
그럼, 시작합니다.”
장내에 모인 직원들은
금세 눈빛이 초롱초롱해졌습니다.
기념식은 지루할지 몰라도
상금 추첨은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죠.
260만원이 큰 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도 아니고, 더구나
100% 비과세되니까 더 좋을 겁니다.
영국의 1대1 다이어트 사는
The 1:1 Diet by Cambridge Weight Plan
이름처럼 다이어트 관련 식품을 판매합니다.
현재 본사에만 220명의 직원이 있으며,
1대 1 다이어트 상담도 진행합니다.
35개국에 48종,
2200만 개의 제품을 판매하는 덕분에
영국 여왕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2014년부터 이 회사는 EOT라고 하는
종업원 소유권 신탁을 통해
노동자들이
자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요.
우리사주제와 달리 EOT는
노동자 대신 회사가 대출 등을 통해
지분 매입금을 모두 부담합니다.
대신에 회사와 기업주도
세제 혜택을 많이 받기 때문에
모두에게 좋죠.
마침 이날 1대1 다이어트 사는
‘종업원 소유권의 날’이라는
특별한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종업원 소유주들의 노력 덕분에
EOT 관련 부채도 대부분 갚았기 때문에
더 뜻 깊었어요.
떠들썩한 분위기에서
금색과 은색 색종이가 날리고,
직원과 관계자들이 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가장 기다리는
상금 수여자의 이름이 발표되었어요.
“축하합니다!
1500파운드, 260만 원의 상금은
E. 바디 씨에게 돌아갑니다!”
경영진이 발표한 순간,
장내는 침묵과 혼란에 빠져들었습니다.
직원 소유주들 중 누구도
무슨 바디, 라는 사람은 알지 못했어요.
혹시, 설마···
사장의 친척이나 가족이 아닐까요?
그때 사장이 유쾌하게 외쳤습니다.
“당첨자는 에브리바디(Every-Body),
여러분 모두입니다.
종업원 소유주 모두가 EOT 보너스로
1500파운드씩 받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EOT 부채를 갚은 걸
축하하는 기념입니다.
에브리바디, 우리 모두가 승자이니까요!”
직원들의 기쁨이 어땠는지,
애니라는 종업원 소유주의 목소리를
직접 전해드립니다.
“그날의 종업원 소유권 기념행사는 정
말 대단했어요.
당시 저는 여기서 일한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는데도
보너스를 받게 되었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상금을 받자마자 베트남 여행을 갔어요.
넉넉한 지원 덕분에
잊을 수 없는 여행을 즐겼습니다.”
누구는 돈을 아끼고 아끼다가
마지막에 휴가를 다녀왔습니다.
또 누구는 아이들에게 맛있는 식사와
깜짝 선물과 용돈을 주었답니다.
특히 영국에서 EOT 보너스는
매년 3600파운드, 540만 원까지 비과세되니
더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죠.
이후에도 1대1 다이어트 사는 매년 6월 말
‘종업원 소유권의 날’ 행사를 열고 있습니다.
종업원 소유주들과
중요한 회사 정보를 공유하고,
맛있는 점심을 먹고,
직원들을 표창하며 상품도 수여합니다.
모두가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낸다고 합니다.
물론 두둑한 EOT 보너스도 매년 제공되겠죠.
참고로 EOT가 제도화된 지 10년 만인
2024년 현재 영국의 종업원 소유기업은
1600개를 넘어섰습니다.
매년 6월은 영국에서
‘종업원 소유권의 달’로 불리며
관련 단체와 기업들의 행사도
풍성하게 열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직원들이
기분 좋게 일하는 회사가
많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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