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업원 소유 참여

‘번아웃’ 겪은 동물병원 의사, 모든 직원을 소유주로 만들다

(협)소통^^ 2025. 4. 24. 12:51

‘번아웃’ 겪은 동물병원 의사, 모든 직원을 소유주로 만들다

 

 

2020년에 사모펀드들은

미국 수의학 산업에만 184억 달러,

무려 26조 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그 결과 약 50개의 대기업이

미국 동물병원의 25%를 합병했다고 해요.

그 결과 반려동물 관리비의 1/3이

사모펀드와 대기업의 주머니로

들어간다는 추정도 있습니다.

 

사모펀드가 이끈 동물병원 대기업화와

이익 우선주의의 결과로

많은 수의사와 간호사, 직원들이

현장을 떠나고 있습니다.

미국 수의학협회에 따르면 수의사의 44%는

퇴사를 고려한 적이 있습니다.

간호사 등 지원 인력의 30%는

향후 2년 내에 퇴사를 고려하고 있어요.

 

 

2022년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소개된 갤럭시 베츠 관련 기사. 원제 ‘Galaxy Vets가 직원 소유권을 통해 수의학 업계에서 부의 민주화를 실현하는 방법(How Galaxy Vets Is Democratizing Wealth In The Veterinary Industry With Employee Ownership)’

 

 

과도한 수익 추구로 동물병원 종사자들은

격무와 과로, 스트레스에 시달립니다.

그 결과가 기력 고갈,

즉 ‘번 아웃(Burnout)’입니다.

미국 수의사 6명 중 1명은 자살을 고려했으며

이 수치는 전체 의료계 종사자의 2배,

일반인의 4배에 달한다고 합니다.

수의사이자 전직 경영 컨설턴트인

이반 자크 박사가 자신의 사례를 설명합니다.

 

“응급 수의사로서 10년 넘게 일한 후,

저는 우울증과 기력 소진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12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주차장에 세워둔 차에서 2시간만 잠을 자고,

다시 12시간 교대 근무에 들어갔습니다.

고용주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어요.

사모펀드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를

추구하는 데 관심이 없으니까요.”

 

거의 1년 동안 회복 시간을 가지면서

자크 박사는 수의학 업계의 번아웃 현상을

어떻게 줄일지 몰두했습니다.

관련 논문을 게재해

투자자들의 관심도 끌었어요.

2018년 8월 이반 자크 박사는

종업원 소유 동물병원인

갤럭시 벳츠(Galaxy Vets)를 만들었습니다.

자크 박사가 설명합니다.

 

“번아웃의 해결책은 직원 소유권이었어요.

저는 수의사, 간호사와 기술자,

심지어 구호요원까지

모든 종업원에게 주식을 할당했습니다.

수의학을 원래 지향할 지점인

수의사 팀의 손에 되돌려주고 싶었어요.”

 

미국에는 ESOP(이솝)이라고 하는

‘종업원 주식 소유제’가 발달했습니다.

자크 박사의 갤럭시 벳츠는

ESOP을 통해 일반 동물병원을 인수하고

전체 직원과 지분을 나눴습니다.

대부분의 우리사주제와 달리

ESOP에서 지분 매입금은

직원들 대신 회사가 모두 부담하며

세제 혜택이 아주 풍부합니다.

다시 자크 박사의 설명.

 

“많은 동물병원 소유주는

회사가 팔릴 때 매각대금은 물론이고

기업 유산과 팀원의 장래를 걱정합니다.

ESOP은 이런 걱정을 해결하죠.

첫째, ESOP의 풍부한 세제 혜택으로

기업주는 많은 이익을 봅니다.

둘째, 동물병원이 수의학을 아끼고 이해하는

수의사들의 손에 맡겨집니다.

셋째, 모든 직원이 자사 지분을 받기 때문에

큰 재정적·정서적 보상을 받습니다.

모든 당사자에게 윈윈(Win-Win) 모델이에요.”

 

 

“수의학 전문가들에게 수의학을 돌려드립니다.” 갤럭시 베츠 누리집. https://galaxyvets.com/

 

 

종업원 소유권이 과연 동물병원 업계의

번아웃을 줄일 수 있을까요.

 

“경영학의 많은 논문을 본 결과

종업원 소유권과 리더십의 결합은

과중한 업무, 불공정, 공동체 붕괴 등

여러 요인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모든 직원이 소유주라면

함께 문제를 해결할 목표와 동기를 가지며

자신이 회사의 성공에 기여한다는

보람을 얻죠.

남의 집과 자기 집에서 사는 상황을

비교해보세요.”

 

정말 수의사와 직원들이 동물병원을

‘자기 집’처럼 아끼려면 전제가 있습니다.

 

“갤럭시 벳츠는 투명성과 포용성을 통해

소유문화를 발전시킵니다.

모든 팀원이 업무 계획에 참여하며

목표와 책임을 파악하고

스스로 과제를 처리하는 자율성도 가지죠.

일과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무제한 유급 휴가도 제공합니다.

갤럭시 벳츠가 핵심 이해관계자인

직원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닙니다.”

 

종업원 소유 동물병원 그룹인 갤럭시 벳츠는

투명 경영에 바탕을 둔 팀별 목표와

게임화된 보상 체계를 발전시킵니다.

상향식 문화 창달과 의견 공유를 위해

‘아이디어 포털’이라는 플랫폼도 운영하죠.

아이디어 포털은 소유주가 된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형식적인 이벤트에 머물지 않습니다.

 

“아이디어가 일정한 지지를 받으면

자원자로 운영되는 위원회가

사업성 여부를 검토해 실행을 결정합니다.

요리교실 후원부터

재정적으로 어려운 반려동물 주인을 위한

자선 프로그램 설립까지

많은 제안이 들어왔어요.”

 

시행 착오도 범했습니다.

한 병원에선

수당 지급 대신에 고정 급여로 전환하자

과로는 사라졌지만

의사들은 일찍 퇴근하려 했죠.

부서 간에 충돌이 잦았던 병원에서는

서로에게 업무적·재정적으로 유리한

아이디어 공유가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바쁜 업무 탓에 갤럭시 벳츠 측이

평소 재무를 접할 기회가 없던 직원들에게

ESOP 교육을 연기한 것도 실수였습니다.

 

 

에고, 이뻐라^^ 갤럭시 베츠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galaxyvets/?hl=en

 

 

초기의 잘못을 거울삼아서 갤럭시 벳츠는

모두의 참여와 투명성을 더욱 강조합니다.

주요 수치를 정하고

각 부서가 목표를 설정합니다.

모든 팀원은 자기 일이

팀의 재무 성과와 자신의 연말 보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해합니다.

새로 만든 병원에서 직원 소유주들은

분기당 50건의 아이디어를

주도적으로 제기했답니다.

자크 박사가 강조합니다.

 

“재무 지식은 종업원 소유문화의 초석입니다.

모든 수의사, 간호사, 기술자, 서비스 직원은

수익, 이익, 비용, 평균 거래액이라는

핵심 수치를 추적하게 되죠.

예전에는 재무에 관심이 없던

(그땐 관심을 가지면 타박만 들었을 듯)

종업원 소유주들이

불과 5~6개월만에 숫자에 몰입합니다.

비용 절감을 위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인 주사기와 식염수를 구입하죠.”

 

사모펀드가 장악하는 동물병원과

수의사·직원들이 주도하는 동물병원,

갤럭시 벳츠를 보면

그 차이를 알 수 있습니다. ∞

 

누리집: http://cafe.daum.net/ecodemo

블로그: https://ecodemo-communicaitor.tistory.com/

문 의: sotong2012@kakao.com